기금운용위,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심의·의결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은 재논의 키로
위탁운용사 의결권 위임·가점부여 방안도 의결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국민연금이 환경과 고용, 지배구조가 나빠서 기업가치가 떨어지거나 경영진이 횡령, 배임 등 사익을 취하는 ‘나쁜기업’에 대해 주주권행사를 강화하는 책임투자를 활성화한다.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하는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은 재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29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8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심의 의결했다.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지침) 도입이후 후속조치로 논의되고 있는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를 담은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은 이날 상정됐으나 의결에 실패,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의결된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책임투자 대상 자산군이 기금전체 자산군으로 늘어나 국내외 주식, 국내외 채권에 우선 적용된다. 사모펀드 부동산 인프라투자 등 대체투자는 추호 검토 후 적용한다.
책임투자는 투자자산의 수익제고를 위해 재무적 요소와 함께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요소 등을 종합 고려하는 투자 방식이다. ESG요소를 재무분석 과정에 융합시키는 ESG 통합 전략은 국내외 주식 및 채권 등에 확대 적용한다. 또한 ESG관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산업·기업을 포트폴리오 등 구성에서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의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기금위는 스튜어드십 코드 후속조치 가운데 '위탁운용사 의결권행사 위임 가이드라인'과 '위탁운용사 선정·평가 시 가점부여 방안' 등 2가지는 의결했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자본시장법령의 의결권위임 운용사 기준을 충족하는 위탁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한다. 국내주식 투자 기업 중 100% 위탁운용 투자기업의 의결권행사를 각 위탁운용사에 보유지분율만큼 위임하지만, 주식매수청구권이 발생하는 인수합병 안건, 중점관리사안, 예상하지 못한 우려사안 관련 기업의 주총 안건은 위임범위에서 제외한다.
또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선정 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운용사에 가점 2점을 부여한다.
이날 상정된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은 의결에 이르지못해 재논의하기로 했다. 상정된 가이드라인을 보면, 단기매매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탁자책임 전문위가 보유지분율 10%이상 기업에 대해 형식적으로 경영참여를 의결한 시점부터 매매를 정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단기매매차익 반환규정인 ‘10%룰’ 제외에 따른 논란을 줄이기 위한 보완방안이다. 보유지분율이 10%이상인 경우에는 단기매매차익 반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접·위탁 모두 매매정지를 시키는 것이다. 보유지분율 10%이상 기업에 대한 매매정지는 수탁자책임 전문위의 보유목적 변경 의결시부터 적용된다.
기금운용위는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제안이 가결될 경우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 목적으로 재변경하고, 부결 시에는 ‘경영참여’로 유지하면서, 중점관리사안은 ‘공개 중점관리기업’, 예상하지 못한 우려사안은 비공개대화기업(공개서한발송)인 상태에서 기업과의 대화를 실시한다. 기업과의 대화로 문제가 개선됐다고 기금운용위원회가 판단하는 경우, 주식 보유목적은 단순투자로 변경하게 된다.
하지만 경영계에서는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엔에 대해 ‘국민연금을 통한 기업 옥죄기’ ‘연금 사회주의’라고 반발하는 등 논란이 가열되면서 결국 이날 의결하는데 실패했다.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자본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은 일반적인 주주활동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운영돼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며 “주주권 행사가 자의적으로 결정되지 않도록 사전에 원칙, 기준 및 절차 등도 투명하게 규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연금의 주주활동에 대해 정부를 포함한 어느 누구도 개입할 수 없도록 차단하고, 오로지 기금의 장기 수익성을 위해서만 주주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책임투자는 중장기적인 투자 위험을 감소시켜 기금의 장기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투자전략”이라며 “국민연금도 장기투자자인 만큼, 오늘 마련되는 책임투자 방안이 장기 수익률을 더욱 높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