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 전 비서관도 “1년만에 수사하는 이유 뭐냐” 지적
검찰, ‘정치적’ 비판 이어지자...“오래전부터 하던 수사”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검찰이 진행하고 있는 ‘청와대의 하명’ 수사 논란에 대해서,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적을 제기하는 것은 줄곧 ‘검찰 개혁’을 주장해온 여권 관계자들이다. 최근 얽혀 있는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 또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과 관련된 이슈에 비춰봤을 때 검찰이 이번에 진행한 수사는 특별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검찰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고소·고발장이 접수된 사안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을 뿐이며, 수사도 올해 초부터 꾸준히 진행해 왔던 것이라 지금 시점과 특별히 연결시켜선 안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28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청와대 하명과 관련된) 수사는 울산지방검찰청에서 지난 1년 가까이 붙잡고 있던 내용이란 것은 알고 있다”면서 “울산지검에 있을 때는 잘 언급도 되지 않던 내용을 서울 중앙지검에서 가져다본다면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어 “직접 수사에 가담한 것은 아니라 정확한 내역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지만, (수사의뢰가 들어와도) 검찰이 제대로 들여다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건은 갑자기 수사가 중앙지검으로 옮겨가고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민주연구원 부원장)도 “해당 사건의 당사자인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고발된 것은 벌써 1년 전 일”이라면서 “지난 1년간 단 한 차례의 참고인, 피의자 조사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검찰이 조 전 장관의 사건이 불거진 이후 돌연 서울중앙지검으로 해당사건을 이첩하여 이제야 수사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랫동안 어떤 수사나 조사도 하지 않았던 사안을 지금 이 시점에 꺼내 들고 엉뚱한 사람들을 겨냥하는 것이 정치적인 의도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황 청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황 청장이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8년 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비리 혐의 수사를 진행했는데, 해당 수사가 정당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황 청장과 연결됐다는 의혹을 받는 것은 백 전 비서관이다. 백 전 비서관은 청와대 민정실에 재직하던 시절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을 통해 ‘울산시장 첩보문건’을 내려보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야권에서는 황 청장이 청와대 윗선의 지시로 김 전 시장을 낙선시키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먼지털이 수사를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도 야권의 이런 의혹제기를 중심으로 수사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수사에 대해 ‘정치성’ 의혹이 붙는 것은 현재 수사대상 수사시점 탓이다. 황 청장은 앞선 검·경 수사권조정 이슈에 대해서 경찰측 입장에서 검찰에 대한 비판의 칼날을 세워왔던 인물이다. 오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대전광역시 중구에서 여권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다. 황 청장이 곧 경찰복을 벗고, 총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소문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돌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검찰이 황 청장을 대상으로 수사하는 것은 황 청장에 대한 보복성향이 짙다는 것이 일부 여권 지지자들의 의견이다.
아울러 조국(54) 전 법무부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고 김태우 전 수사관(청와대 특감반원)의 폭로가 나온 상황에서, 황 청장과 청와대 관계자 간의 연관성을 파헤치는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검찰이 ‘검찰개혁’을 놓고 이견을 보인 청와대를 공격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검찰은 이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정치적 의도가 없으며, 이번 수사가 ‘갑자기 시작됐다’는 일각의 주장이 사실과 틀리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수사와 관련해) 경찰관 등 관련자를 (앞서) 소환 조사하려고 했지만 대부분이 이에 불응했다”면서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의 단서가 된 첩보의 원천 및 전달과정에 대한 자료 제출을 경찰에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꾸준히 수사를 진행해왔고, 경찰 관계자들의 소환을 요구해왔지만 경찰이 이를 거부하며 수사가 지금까지 지연돼 왔다는 것이다.
한편 황 청장은 청와대의 하명으로 김 전 시장의 수사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황 청장은 “경찰청에서 김 전 시장 비서실장의 각종 토착 비리에 대한 첩보가 내려와 수사를 진행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