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 성장 ‘암울’

‘경영간섭’ 수준 규제 ‘실망’

“값 높을때 떠나자”…‘선수’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이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한국 푸르덴셜생명에 대한 매각 검토에 들어갔다. 푸르덴셜은 수익성과 건전성을 두루 갖춘 생보사인 만큼 한국시장 철수 소식은 충격적이다. ING생명에 이어 또다시 세계적 보험사가 한국 보험시장의 미래를 암울하게 본 결과라는 분석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6월 말 기준 자산 20조1938억원으로 업계 11위다. 당기순이익은 상반기 누적으로 1050억원으로 5위다. 총자산이익률(ROA)이 1.07%로 업계 2위다. 지급여력비율(RBC)은 505.13%로 독보적인 1위다.

탄탄한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에도 불구하고 매각시장에 나온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그나마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 발을 빼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푸르덴셜은 만기가 긴 종신보험 중심의 수익구조인데, 저금리와 성장정체, 고령화 등으로 앞으로는 종신보험 판매가 갈수록 어려워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탄탄한 영업조직, 재무건전성 등을 내세워 우량 매물로 등장했던 오렌지라이프(당시 ING생명)의 매각 당시 모습이 오버랩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매물로 나왔던 2017년 3분기 당시 오렌지라이프의 RBC는 501.7%로 역시 500%을 넘겼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도 국내 보험시장을 한계로 몰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시장 악화에도 사업 영역은 확장할 수 없고, 소비자 보호 강화 등을 이유로 당국의 간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산업 선진화를 위해 규제나 감독이 필요하긴 하지만 시장 악화 속에서 융통성이 필요하다”면서 “선진국 보험사들에게 이같은 감독규제 불확실성은 큰 리스크”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외국계 보험사들의 경우 전문직·고소득 장기 유지 계약자가 많은데 언제 떠날지 모른다면 신뢰 뿐 아니라 영업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