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코리아, 지난달 31일자 폐업
폐업 검토 중인 수입주류사 상당수
주종 바꿔도…이자카야 등도 폐점행렬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영향으로 일본 사케 등을 취급하는 주류 수입사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불매 국면이 당분간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영세 수입 주류사들의 폐업이 잇달을 전망이다.
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센’, ‘다루마’ 등 사케와 일본 수제맥주를 수입해온 일본주류 수입 전문기업 사케코리아는 지난달 31일자로 폐업했다. 사케코리아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 공급해온 40여종 제품은 이달 내 다른 수입주류사가 맡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매운동 여파로 판매처에서 최근 발주량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보니, 일부 품목은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사케코리아는 지난 9월부터 주요 사케 품목 9종에 대해 40~50%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편의점 등에 공급해왔다. 대표적 소용량 사케 센(300㎖), 다루마(300㎖)는 편의점 판매가 기준으로 각각 3500원에서 2000원으로 인하됐다. ‘스모팩(500㎖)’은 8200원에서 4500원으로, ‘네코쥰마이팩(500㎖)’는 8600원에서 5000원으로 각각 할인돼 판매됐다. 이같은 파격 할인에 나섰지만 수요가 지속 위축돼 영업을 이어가기 어려워지면서 폐업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사케코리아 관계자는 “아무래도 폐업에 (일본 제품) 불매 국면 영향이 컸다”며 “일본주류 수입사가 대여섯군데 빼고는 대부분 개인이 하는 소규모 업체들이다보니 다른 1~2곳에서도 불매운동이 연말까지 지속되면 버티기 힘들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말했다.
한 수입주류사 관계자 역시 “가뜩이나 영세한 업자들이 근근이 버텨가던 상황인데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일본 주류) 불매 상황이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폐업을 검토 중인 업체들도 여럿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일본 재무부가 발표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9월 일본 맥주의 대한(對韓) 수출액은 전월 대비 98.8% 감소했다. 지난 8월 5009만엔(약 5억3800만원)이던 것이 9월 58만엔(약 620만원)에 그쳤다. 사케 수출액도 7510만엔에서 4028만엔으로 46.3% 감소하는 등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일본 맥주는 대부분 주류 대기업이나 계열사가 유통하기 때문에 다른 매출로 버티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케는 소규모 사업체가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 업체 존폐가 갈릴 수 있다.
서울지역 한 주류도매상 관계자는 “현재 ‘아사히’ 등 일본맥주 유통 물량은 70% 가량 빠졌고 사케는 40~50% 줄어든 상황”이라며 “사케를 주로 취급하는 이자카야 등도 매출이 평균 30% 정도는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종을 바꿔도 영업이 어려워 아예 폐업하거나 업태를 바꾸는 일본식 음식점도 상당수”라며 “일본제품 불매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소규모 주류사 뿐 아니라 이같은 외식업체 폐업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