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경쟁력’ 중요성 높아져
상품 개발자 역할도 갈수록 커져
인센티브 확대 등 ‘이탈 막기’
e커머스가 ‘유통의 꽃’인 상품개발자(MD)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상품 개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쇼핑 편의성, 빠른 배송 등으로 점철됐던 e커머스 전쟁이 유통의 기본인 ‘상품 경쟁력’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29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e커머스 업게에 최근 우수 MD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매년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회사별로 100~200명의 MD를 새로 뽑는가 하면, 경쟁력 있는 MD를 스카웃하는 움직임으로 MD들의 몸값도 높아졌다. 이와 함께 성과를 낸 MD에게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나 연봉 인상 등을 제시하고, 세심한 복제 제도 등을 마련해 MD 이탈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하고 있다.
MD 확보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티몬이다. 티몬은 MD 출신인 이진원 대표이사가 취임 후 ‘이커머스의 기본은 상품’이라는 철학으로, 상품을 다루는 MD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했다. 우선 신입 MD 연봉을 업계 최고 수준인 4000만원으로 올리고, 우수 성과자에 한해 수습기간을 6개월에서 1~2개월로 줄였다. 또 MD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베스트어워드’ 행사를 분기마다 개최하고 있다. 이날 최우수상을 받은 사원은 행사 당일 1000만원이 인상된 연봉 계약서에 사인을 하도록 했다.
11번가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내추천제도’를 상시적으로 운영 중이다. 직원이 추천한 지원자가 입사를 결정하게 되면 업계 최고 수준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아무래도 같은 업계에서 일을 하다보면 열의가 있고 능력이 출중한 인재를 보다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또 신입 MD에 관심이 많은 예비 MD들을 위해 ‘유튜브 라이브 채용 설명회’도 개최했다. 현재 근무 중인 MD가 직접 나와 자기소개서 작성 및 면접 요령 등을 친절히 설명하는 식이다.
쿠팡은 MD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BM(브랜드 매니저) 인력 확보를 위해 사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BM 경력이 전혀 없어도 특정 분야에서 10~15년의 경력이 있다면, BM 업무와 관련한 기본 교육 수료 후 직무 전환을 할 수 있다. 관련 경력이 없어도 다른 시각에서 BM 업무를 바라볼 수 있어 BM 조직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위메프는 기존의 인센티브 제도 외에 세심한 복지제도를 운영, 이직이 잦은 MD들을 붙잡고 있다. 우선 3년에 한번씩 리프레시 휴가가 주어진다. 근속 3년·6년 직원들은 각각 포상 휴가 5일과 휴가비 50만원, 휴가 10일과 100만원을 받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워킹맘·워킹대디를 위해 자녀간호휴가가 최대 5일이 유급휴가로 지급되며, 자녀 졸업이나 입학 때도 연차 소진 없이 휴가를 낼 수 있다.
이처럼 e커머스 업체들이 MD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최근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어느 때보다 ‘MD 파워’가 더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e커머스 업체들은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에 맞춰 1년에 한 번 대형 기획을 하거나 ‘가정의 달’ 5월이나 바캉스철 등 시즌별로 쿠폰을 뿌리는 것이 프로모션의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세일 주기가 년에서 월, 주, 일 단위로 짧아졌고, 가격도 ‘초특가’가 아니면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졌다. 그만큼 가격 경쟁력 있는 상품을 보다 자주, 많이 확보해야 해 셀러 네트워크가 탄탄한 MD의 능력이 보다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업계가 기존의 대형 유통체인들이 속속 진입하는데다 오프라인 매장들도 e커머스 못지 않은 초저가로 상품을 판매해 경쟁이 보다 치열해졌다”며 “결국 좋은 물건을 싼 값에 판매하는 유통업의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상황이 왔고, 덕분이 MD의 가치가 더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