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의원실 기재부 자료

상반기 집행률 65.4% ‘최고’

급전 빌리는 대가 이자비용 발생

올해 정부는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놓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 조기집행을 단행했다. 정책 성과로 꼽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정부는 이자 760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부양효과 등 편익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국민 혈세를 낭비한 셈이다. 세수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재정관리가 계속된다면 매년 예산을 낭비하는 행태가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1일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90조7000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연간 계획의 65.4%에 해당하는 규모로 역대 최고의 상반기 집행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2002년부터 매년 재정 조기집행을 단행하고 있다. 상반기 재정 집행규모가 하반기보다 큰 경우를 의미한다. 2000년대만 해도 상반기에 53~59%가량을 집행했다. 이후 2010년대 들어선 60% 내외를 기록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인 2018년 62.1%, 2019년 65.4%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정부는 일시차입금으로 인한 이자 비용으로 총 764억원의 이자비용을 지불했다. 올 상반기 58조9000억원을 일시차입금으로 빌린 대가로 불필요하게 예산을 사용한 것이다. 4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이자를 지불했다. 초저금리 상태에 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선 적은 비용이 들었다.

일시차입금은 정부가 자금이 부족할 때 한국은행 차입금 또는 재정증권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일종의 급전이다. 상반기에는 세수가 부족해 조기집행 시 대부분의 경우 일시차입금을 이용한다.

세수 급감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가 우려된다. 재정을 조기집행하게 되면 세입-세출 간 속도차가 발생하고 정부는 급전을 빌릴 수밖에 없다.

세수 결손이 발생했던 지난 2013~2014년에는 2년간 182조2000억원을 빌리는 대가로 무려 4494억원의 이자를 냈다. 반면 최근 2017~2018년에는 11조9000억원을 차입하고, 이자비용으로 184억원을 지불했다. 세수 호황을 누린 덕분에 굳이 급전을 빌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부턴 경기 불황에 따라 세수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올 7월까지 걷힌 세금 규모는 전년 대비 8000억원 감소했다.

이같이 매년 재정 조기집행의 속도를 올린다면 이자비용은 급속도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조기집행이 매년 습관적으로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도 있다. 이월·불용액 규모를 최소화해 예산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부작용도 역시 크다.

불필요한 이자비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빈번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인해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추경호 의원은 “정부는 혈세가 투입되는 재정 조기집행을 역대 최대로 달성했다고 홍보한다”며 “하반기에 쓸 자금이 부족해 오히려 경기 회복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등 부작용이 큰 만큼 신중한 재정관리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를 망쳐놓고 있는 잘못된 경제정책부터 바로 잡아야 재정 조기집행의 효과도 높아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