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에게 현대차그룹으로부터 41억원 상당의 로비 자금을 받아 건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김동훈(66)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가 29억원 상당의 세금 소송에서 세금부과 제척기간 만료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경란)는 김 씨가 “로비 자금을 착복했다고 보고 이를 소득으로 상정해 부과한 종합소득세 29억7700만원을 취소하라”며 성북세무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김 씨는 2001∼2002년 현대차 측에서 계열사 채무가 탕감되도록 금융당국 고위층 등에 로비를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41억6000만원을 받은 뒤 그 중 절반 정도를 변 전 국장 등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돼 2009년 9월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6억원을 확정판결 받았다. 변 전 국장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변 전 국장 등은 김 씨가 로비자금을 착복한 뒤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며 2012년 서울중앙지검에 그를 고발했다. 이듬해 조세 당국도 김 씨가 현대차로부터 건네 받은 로비자금 등에 대해 29억7700만원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김 씨는 해당 세금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뇌물 공여 과정에서 자신의 것이 아닌 가족 명의 계좌를 이용하긴 했지만 이는 공여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현대차에서 지급받은 돈에 대한 과세를 피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 부과 제척기간은 2008년까지 였다”며 “그로부터 5년이 지나 세금 부과가 이뤄졌기 때문에 해당 처분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