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대법원장이 대한변호사협회ㆍ지방변호사회 등 외부 기관의 의견을 들어 판사 평정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으로 발의된 법안에 대해 판사와 변호사가 대립된 견해를 보였다.
변호사들은 “법관의 막말을 막을 수 있는 기회”라고 환영하고 있고, 반면 판사들은 “법관의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지난 5일 함진규 국회의원실에서는 법원조직법 44조2에 대한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본래 법원조직법 44조2의 3항은 ‘대법원장은 제1항의 평정기준에 따라 판사에 대한 평정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연임, 보직 및 전보 등의 인사관리에 반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함 의원실에서는 ‘이 경우 대법원장은 판사에 대한 평정을 함에 있어 대한변호사협회ㆍ지방변호사회 등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외부 기관ㆍ단체의 의견을 들어 평정에 참고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해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관 평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서울지방변호사회는 개정안 발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나승철 서울지변 회장은 “법관들의 막말이나 조정 강요 등이 계속 문제가 돼 왔었고 특히 올해 초에 서울지변이 법관 평가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 강한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며 “그 동안은 그것이 변호사들만의 의견인 것처럼 받아들여져 왔는데 법안까지 발의됐다는 것은 문제의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성립된 것이 아니겠나”고 했다.
그러나 판사들은 개정안 내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변호사 또한 소송 당사자인데 법관 평가에 의견을 낼 수 있다면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시행하고 있는 변호사들 소수의 회원들이 참여한 설문조사 방식도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가 아니어서 법관평정의 자료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은 종신직인 연방법원 판사에 대해서는 법관평가제를 실시하지 않고 주로 선출직인 주법원 판사에 대해서만 법원과 변호사회 사이의 공식적인 합의에 따른 공식 평가제를 실시한다. 영국은 법관평가제를 도입하지 않았고 일본의 경우 공식 평가제에 한해 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가 재판관 평가에 참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