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김진표·박영선 등 ‘불추인 사태’ 겪어 위기 이후 일부는 원내대표직 사퇴까지
원내대표가 마련한 ‘당 대 당’ 합의안을 당내에서 추인받지 못하는 ‘불(不)추인 사태’는 과거에도 있었다. 원내대표를역임한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 김진표ㆍ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불추인 이후 리더십 위기를 맞았고, 일부는 원내사령탑 직에서 물러났다. 이번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당내 불추인 리스크에 직면했다.
2017년 말 열렸던 한국당 의원총회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당시 원내대표인 정 의원을 압박하는 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이 가져온 예산안 관련 합의 사안에 대한 불만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정 의원을 향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주행하는 결정”이라며 “원내대표 합의는 의총의 추인을 받지 않으면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그간의 국회 관행이었던 만큼 파기 선언을 하고 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이 예산안 협상과정에서 공무원 증원과 법인세 인상 문제에 유보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나 원내대표의 재협상 요구에 정 의원은 어차피 그건 불가능한 얘기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결국 예산안에 대한 ‘당론 반대’ 결론만 냈다. 당시 원내대표 임기가 열흘가량 남았던 정 의원 책임론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박영선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이 문제가 됐다. 그는 2014년 8월 세월호 특별법을 보수진영과 합의하는 과정에서 당 내외의 비판에 직면했다. 7명의 특별검사추천위원회 구성에서 당연직을 제외한 국회 추천 몫 4명을 여야 각각 2명씩 동수로 합의했다는 이유였다. 이후 당시 여당 몫 2명을 야당과 유가족 사전동의 조건 아래 선정하는 합의를 하기도 했지만, 또다시 의원총회에서 거부당했다. 박 의원은 이런 문제로 나중에 원내대표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로 당내 비판에 휩싸였다. 2011년 김 의원은 한미 FTA 비준안 협상안을 의원총회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그는 앞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야당이 되니 또 (FTA 반대) 강경론이 득세했다”며 “비준반대는 자살골이라며 찬성을 밀어붙이니 당내에서는 ‘한나라당 2중대다, X맨이다’는 말이 나왔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미디어법 협상 과정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 2009년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미디어법 합의안을 의원총회에 부쳤지만, 추인받지 못했다. 2004년 연말에는 이른바 ‘4대 개혁법안’ 처리를 놓고 한나라당과 합의해온 천 의원의 협상안이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반대에 직면했다. 합의안이 의원총회에서 부결된 이후 천 의원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홍태화 기자/th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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