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저금리 시대 유망한 투자처로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가 국내 상륙을 앞두고 연일 난항을 겪고 있다.
첫 스타트를 끊었던 JB금융지주가 발행신고서를 세 차례나 수정한 끝에 수요예측을 시행했지만 대량 미매각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소액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로 은행이 발행하는 코코본드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등장한 신종 증권이다. 평상시에는 채권이지만 발행 업체가 위기를 맞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주식으로 바뀌거나 상각(소멸)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주식으로 변환할지 또는 상각할지는 은행이 결정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위기 시 부채가 자본으로 바뀌기 때문에 재무 부실화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매우 길고 중도 환매가 어려운 것도 코코본드의 특징이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경우 코코본드가 주식으로 변환되면 ‘채권자’에서 ‘주주’로 신분이 바뀌기 때문에 이자를 받을 수 없고, 상각되는 경우에도 채권이 휴지 조각이 돼 투자 원금을 날리는 리스크를 안게 된다. 대신 코코본드의 수익률은 현재 3%가량인 A등급 회사채(3년물)를 크게 웃돈다는 장점이 있다.
당초 JB금융지주는 연 6%대 금리를 주는 만기 30년짜리 코코본드를 2000억원 어치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유효수효 내 500억원 가량의 자금만 들어왔다. 코코본드 발행의 전례가 없어 기관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코코본드의 일반 개인투자자 투자 한도를 10억원 이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코본드는 발행사의 재무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의 경우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동양사태 등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소액 개인투자자의 투자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 한도가 제한될 경우 코코본드의 초반 흥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금감원 측은 JB금융지주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상황이다. JB금융지주의 코코본드 발행이 마무리되면 부산은행ㆍ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연이어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영국의 경우 오는 10월부터 코코본드 판매대상을 기관투자자ㆍ전문투자자로 제한하고 개인투자자는 1년간 판매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며 “국내 감독당국도 코코본드가 새로운 자본조달 수단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신용평가모델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