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스포츠 추세적 하락기 진입 스마트 모빌리티에서 기회 찾아 인식ㆍ규제 개선되야 시장 확장 가능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일렉트로마트에 가면 ‘M라운지’라는 편집숍이 있다. 전기자전거, 전동 퀵보드 등 국내에서 살 수 있는 1~2인용 전기 이동수단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으로, 국내 최초의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 편집숍이다. 이마트가 최근 각광을 받기 시작한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것은 수년 후 트렌드를 예측한 허준석 과장(스포츠 부문 바이어)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허 과장을 만났다.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한 허 과장의 관심은 휠 스포츠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대안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허 과장은 “자전거, 퀵보드 등 휠 스포츠의 매출은 4년 전만 해도 200억원을 웃돌았지만 지난해 75억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며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주요 고객인 아이들은 줄고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이슈가 겹치며 휠 스포츠 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졌다”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는 상황에서 휠 스포츠 분야에서 어떤 ‘신박한’ 상품을 내놓는다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허 과장은 “(휠 스포츠의) 대안을 찾으려고 해외쇼도 가보고 선진 유통업계를 둘러보는 와중에 중국이 눈에 띄었다”며 “중국 정부가 대기오염으로 내연기관을 도심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자 퍼스널 모빌리티가 매우 활성화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미세먼지 등의 환경적 이슈가 부각되는 만큼 내연기관을 대체할 새로운 이동수단의 수요가 생길 것이라는 게 허 과장의 예측이다.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에서 허 과장의 첫 도전은 전기자전거였다. 그는 “2015년 하반기 전기자전거를 독자 브랜드로 개발하려는데, 제도권 유통에서 그 누구도 해본 적이 없어 법률 검토부터 시작했다”라고 회고했다. 당시 얼리어덥터들이 주로 구매하던 전기자전거는 보통 150만원에 판매됐지만, 허 과장은 비슷한 사양의 제품을 84만8000원에 내놨다. 당시 발주한 전기자전거 1000대는 완판됐고, 편집숍 ‘M라운지’ 개설의 원동력이 됐다.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허 과장은 “제품 출시 2주를 앞두고 지인으로부터 배터리가 들어간 제품은 전파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우연히 들었다”며 “밤샘 작업을 하며 협력사에서 샘플을 받아 인증기관에 보내는 등의 노력을 해 겨우 출시 일자에 맞췄다”고 회고했다. 만약 허 과장이 지인의 말을 흘려 들었다면 대규모의 리콜 사태와 함께 이마트가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에 첫발을 내딛지 못했을 것이다.

허 과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에 대해 “업계 추산으로 지난해 2500억원인 시장 규모가 2021년 2조원까지 늘어나는 등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면서도 “현행 법률하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스마트 모빌리티 트렌드가 전동 퀵보드로 쏠리고 있지만, 아직 전동 퀵보드를 기존의 법률로 규제하지 못하다 보니 제도권 유통가에서 적극적으로 판촉하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시속 25km 이하 속도의 퍼스널 모빌리티는 자전거도로에서 주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지금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업계에서는 이 법이 통과되면 (시장 확대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에서 허 과장이 꿈꾸는 것은 바로 전기차까지 M라운지에서 살펴보고 살 수 있도록 ‘전기차 편집숍’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M라운지의 확장선으로 전기차 역시 모빌리티 개념에 포함시킬 수 있다”라며 “전기차도 M라운지에서 편집해 팔 수 있는 것을 꿈꾼다”고 했다. 이미 M라운지에는 D2와 트위지 등 두 종류를 판매하고 있지만, 관련 법률이 없어 자동차 전용도로에 못들어가는 한계가 있다.

허 과장은 “제조와 유통 AS 등을 모두 제조업체가 독점하는 국내 시장의 특성상 유통업체가 끼어들 여지가 사실 없지만, 부품이 내연기관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조립 역시 모듈만 얹으면 되는 전기차의 특성상 언젠간 강력한 카르텔이 깨질 것”이라며 “전기차 하면 ‘M라운지’가 떠오를 수 있는 날이 언젠간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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