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곳 화재원인 5개월 조사결과 발표…제조결함 등 4~5가지 요인 겹쳐 일부 배터리 제조상 결함, 장기간 사용시 위험…가동중단 ESS 522곳에 안전관리위 설치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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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에 대한 민관합동 조사 결과, 제조결함과 관리부실, 설치 부주의 등 4∼5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인재로 밝혀졌다. 화재 원인에 배터리 제조사와 관련된 부분도 있어 해당 업체들에 대한 책임소재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ESS는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장치로 날씨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꼭 필요한 설비다. ESS 화재는 2017년 8월 전북 고창에서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부터 집중적으로 22건이 발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위원장 김정훈 교수)가 약 5개월에 걸쳐 조사한 결과를 공개하고 화재 재발 방지 및 ESS 산업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민관조사위 발표에 따르면 ▷배터리 보호 시스템 미흡 ▷운용관리 부실 ▷설치 부주의 ▷통합관리체계 부족 등 4가지가 화재원인으로 꼽혔다. 또 일부 배터리셀의 제조상 결함도 발견됐으나 이는 화재 원인으로 확인되지는 않았고 장기간 사용시 화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조사위는 먼저 합선 등에 의해 큰 전류나 전압이 한꺼번에 흐르는 전기적 충격이 가해졌을 때 배터리 보호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할수 있음을 확인했다. 랙 퓨즈, 직류접촉기, 버스바 등 배터리 보호시스템이 전기충격을 차단하지 못하거나 성능이 저하돼 폭발하는 것은 결국 배터리 제조사의 책임이라고 조사위는 보고 있다.

두번째 직접적 원인은 ESS를 설치해 놓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조사위는 지적했다. 보통 ESS가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설비와 함께 바닷가나 산골짜기 등 외진 곳에 설치돼 있어 상주 관리인이 없는 탓에 온도와 습도 등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직접적 원인으로는 신산업인 ESS를 영세 시공업체들이 처음 다루다 보니 고온다습한 곳에 배터리를 사나흘 방치하는 등 설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가 지목됐다.

화재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지만 ESS를 이루는 배터리, 전력변환장치(PCS), 소프트웨어 등 개별설비들이 한몸처럼 설계, 또는 운용되지 않은 것이 네번째 요인으로 지적됐다.

또 일부 제조결함도 화재 가능성을 높인 요인으로 꼽혔다.일부 배터리셀에서 제조결함이 발견됐으나 시험 실증에서 곧바로 화재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매일 배터리를 가득 충전했다가 완전히 방전하는 등 가혹한 조건에서 운영하면 내부 단락(합선)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조사위는 결론 내렸다.

산업부는 향후 대책과 관련, 제조·설치·운용·소방 등 단계별로 ESS 안전을 강화할 방침이다. ESS를 소방시설이 의무화되는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해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작년 말 기준 1490개 ESS 가운데 3분의 1 정도인 522개가 가동정지 상태인 가운데 재가동을 위해 ESS안전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사업장 특성에 맞는 안전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가동 중단된 522곳을 위험성의 경중에 따라 옥외이전 할 것은 이전하고 방화벽을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고 그 이행을 점검할 예정이다.

안전을 위해 그동안 가동을 자발적으로 중단한 곳은 그 기간만큼 요금할인 혜택을 연장할 방침이다.

아울러 화재사태로 공사발주를 못한 업체를 위해서도 신재생 인센티브에 해당하는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추가로 6개월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조사위는 ESS 분야의 학계, 연구소, 시험인증기관 등 전문가 19명으로 구성돼 올 1월 출범한 이후 화재 현장 23곳에서 조사와 자료분석, 76개 항목의 시험·실증 등을 거쳤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