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화 브랜드 ‘클레츠’ 김소연 대표 40년외길 부친 이어 수제화 도전 창업지원 플랫폼 ‘서울숲…’ 입주

컨설팅·피드백 거치며 고객 늘어 입주 전 보다 매출 1000%나 신장

수제화 장인의 딸로서 40여년 가업을 이어 기업화에 성공한 클레츠의 김소연 대표가 창업 관련한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수제화 장인의 딸로서 40여년 가업을 이어 기업화에 성공한 클레츠의 김소연 대표가 창업 관련한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서울 성수동 수제화장인이 40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젊은 감각이 뭉쳤다. 요즘 ‘핫하다’는 온라인몰 1인 창업에 아버지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선 셈. 당장이라도 ‘대박’이 날 것 같은데 영 반응이 없었다. 뭐가 문제였을까.

답은 ‘매장’에 있었다. 고객의 발에 맞는 맞춤 수제화를 선보이려면 고객과 만날 매장이 필수였다. 뒤늦게 답을 찾은 청년 창업자는 인큐베이팅 지원을 받아 매장을 얻고, 브랜드부터 온라인몰까지 전면 혁신을 시도했다. 기대했던 대박이 그제야 찾아왔다.

수제화 브랜드 ‘클레츠’의 김소연(31) 대표는 최근 기피한다는 소상공인 가업잇기로 창업에 성공했다. 경영대학 졸업 후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했던 때만 해도 창업은 남의 일이었다. 중학생 때부터 장장 40여년간 수제화를 만들며 ‘한 순간도 다른 일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아버지의 열정도 크게 와닿지 않았다. 김 대표가 창업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3년 전 아버지가 수제화 공장을 인수하면서부터다.

“회사원 생활이란게 매일 똑같잖아요. 아버지가 공장을 인수하신다니 경영을 맡아볼 사람이 필요했고, 제 전공을 살리며 새로운 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했어요”.

공장 경영에 손을 보태며 수제화 온라인몰을 열었다. 새로운 일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찼지만 들어오는 주문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수제화는 아무리 낮게 잡아도 가격이 10만원대 중반부터 시작합니다. 인터넷에서 구매하기에는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고, 브랜드도 낯설고. 고객들 입장에서는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운 거죠”.

무엇보다 수제화의 매력을 살릴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고객의 발에 맞춰 크기, 볼 너비, 끈 길이까지 일일이 조절하는 수제화는 고객을 직접 만나야 경쟁력을 발휘하는 아이템이다. 온라인몰로는 한계가 있었다.

매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김 대표의 눈에 어느날 ‘서울숲에 나의 매장을 낸다’는 안내문이 들어왔다. 신한은행과 사단법인 아르콘이 청년 창업지원 플랫폼으로 기획한 신한두드림스페이스에서 입주기업을 모집하고 있었다.

신청 마감 3일 전 공고를 접한 김 대표는 부랴부랴 각종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지난해 7월 5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주에 성공했다. 입주 이후 냉혹한 조련이 시작됐다. 매달 진행되는 정기 컨설팅과 고객만족도 조사, 수시 피드백을 거치며 클레츠는 창업 초기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갔다.

“초반에는 스틸레토힐(뾰족구두)을 고집했어요. 스틸레토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매력을 느끼지만 발이 불편하니까 ‘내 발에 딱 맞는 구두’라는 클레츠의 경쟁력을 잘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컨설팅을 받아보니 인근 서울숲으로 향하다 매장에 들르는 고객들이 많으니 편안한 신발을 선보일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부드러운 파스텔톤과 둥근 코, 편안한 굽 등 다양한 디자인을 보강하고 나니 숲을 오가는 70대, 80대 고객들도 찾아와 구두를 맞추기 시작했다. 단골들은 2개월에 한 번은 새 제품을 보고 주문을 넣기도 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먼저 연락해 구두를 주문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월매출이 입주 전보다 최고 1000%까지 올라갔다.

클레츠 못잖게 김 대표의 변신도 ‘광폭’이 됐다. ‘구알못(구두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던 김 대표는 디자인부터 주문·발주, 매장운영, 기획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하는 CEO(최고경영자)가 됐다.

클레츠는 오는 7월 두드림스페이스를 졸업하고 인근에 독립 매장으로 나간다. 구두 외길을 걸어왔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본인도 평생 구두와 함께 할 것이라는 그는 “나이가 들어 트렌드에 뒤쳐지기 전에 디자인은 전문인력에게 맡기겠다. 클레츠를 ‘커스터마이징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최근 1인 창업과 소규모 창업이 대세지만 김 대표는 “창업은 절대 혼자 못하는 것”이란 상반된 조언도 내놨다. “가게의 주인은 나일지 몰라도 혼자서는 절대 못하는 게 창업”이라며 “요즘은 지원해주는 곳들도 많으니 누군가의 손길을 거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