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사자 해결 원칙 반하는 울산시장 삭발 매우 부적절…“축구장 난입과 같다” - 지역사회ㆍ노조 구조조정 발목땐 조선업 전체가 위기 - “초법적 민주노총, 독점노조의 전형적인 갑질” 비판도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울산이 또 한번 강성노조 천국이 됐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는 현대중공업 사태가 악화일로다.
‘무소불위’ 민주노총 주도 하에 현대중공업 노조는 ‘법인 분할’을 반대하며 주총장을 나흘째 점거하고 강경 투쟁에 돌입했다. “30년 피로 맺어졌다”는 현대차 노조와 피인수기업인 대우조선해양 노조까지 가세해 연대투쟁에 나섰고, 30일 오후엔 5000여명이 집결하는 ‘민노총 영남지역 궐기대회’로 확전하는 양상이다. 급기야 갈등 해결에 나서야 할 송철호 울산 시장은 삭발까지 단행해 기름을 부었다.
또 현대중공업 노조의 승합차에서는 시너와 휘발유, 쇠파이프 등을 발견돼 지난 3~4월 국회 담장을 무너뜨리고 경찰관을 폭행한 폭력시위, 작년 대검찰청ㆍ한국지엠 사장실ㆍ서울고용노동청 점거 등 과격시위 ‘재판’이 우려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법인 분할)로 생기는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 본사를 울산에 존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연구개발(R&D) 중심 법인인 만큼 인력수급 등을 위해 서울에 둬야 한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예정대로 31일 주주총회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총공세를 펼치면서 사태는 극한 대치로 치닫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와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공권력을 투입해 현대중공업 노조 강제 해산에 들어갈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민주노총은 29일 16개 지역본부 본부장 공동성명서를 내고 전국적인 연대투쟁을 호소했다. 민주노총의 이같은 연대투쟁은 현대중공업 노조가 금속산업연맹에서 제명된 지 12년 만에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복귀한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다.
민주노총의 무소불위 권력은 이미 도를 넘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조합원 수가 100만명을 넘어 ‘200만 시대’를 눈앞에 둔 민주노총은 정부가 뒷짐진 사이 불법 시위를 주도하며 초법적인 독점권력으로 변질했다.
문재인 정부 2년 차였던 작년에는 노조 임원 출신 인사들이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 공기업 수장으로 대거 발탁됐고, 올해는 연초 르노삼성 파업을 시작으로 양대 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거부, 정부의 ILO핵심협약 비준 절차 착수까지 노동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울어진 운동장’ 형국이 더 강화했다.
남성일 서강대 교수(경제학부)는 울산 시장의 삭발에 대해 “선수들이 축구하는데 난입한 것과 다름 없다”며“노사 당사자 해결 원칙에 반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갈등 해결에 나서야 할 시장이 삭발을 통해 한쪽 편을 들어버린 행위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도 넘은 민주노총에 대해서도 “특정 개별기업의 사안에 민주노총이란 이름으로 집단으로 개입한 것”이라며 “독점노조의 전형적인 갑질 행위”라고 쓴소리를 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기업이 경영 의사결정을 하는 것인데 사태가 이렇게 악화하면 노조와 지역사회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조선업 글로벌 경쟁력 하락을 우려해 산업은행과 경영진이 결정한 기업 구조조정을 이처럼 과격하게 발목을 잡으면 산업경쟁력은 제고는 커녕 두 회사에 심각한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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