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다목적 차량(MPV)은 올 여름 가장 주목 받은 차종이다. 캠핑과 야외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다용도 차량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기아차 카니발이 시장의 패자(覇者)라면, 그 다음 자리를 두고 수입차들의 각축이 치열하다. 이 가운데 요즘 인기 상종가인 유럽산 디젤엔진을 장착한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카니발에 도전장을 내밀 만한 실력을 갖췄다.

시승 중 가장 초점을 맞춘 부분은 실용성이었다. 다수의 인원과 많은 짐을 싣을 정도의 공간은 충분한지, 그리고도 경제적인 연비를 구현하는지다. 그래서 굳이 운전자를 포함한 성인남녀 5명을 섭외해 서울과 남한산성 일대 100㎞를 시승했다.

일단 눈으로 보면 살짝 불안하다. 전장 4600㎜, 전폭 1825㎜, 전고 1636㎜의 크기는 기아차 카렌스보다는 조금 크지만, 한국지엠의 쉐보레 올란도보다는 조금 작다.

그런데 1열과 2열 좌석에 5명이 앉은 후 2열에 앉은 이들이 생각보다 넓은 실내에 만족감을 보였다. 특히 파노라믹 윈드 스크린과 대형 유리창을 통해 개방감이 극대화시켜 “컨버터블을 타고 있는 것 같다”라는 탄성도 나왔다. 접이식인 3열 공간은 짐을 싣고도 성인 1명이 타기에 충분했다. 조수석에 탑승한 동승자도 시원한 시야에 싱글벙글했다. 앞유리 아래부터 이어지는 아치형 루프 덕분에 앞측면도 시원하게 보였다. 이동식 햇빛가리개를 장착해 시야를 더욱 넓일 수 있도록 했다.

주행성능은 디젤 특유의 강력한 토크를 만끽할 수 있었다. 5명을 태우고도 남한산성의 경사구간을 무리없이 오르내렸다. 시트로엥 특유의 핸들링은 곡선 구간에서도 경쾌한 움직임을 보였다. 유럽산 디젤엔진과 변속기의 명성에 걸맞게 고속 구간에서도 쉽게 제한속도에 이를 정도로 가속감이 좋았고 엔진 소음도 진동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다만 3열에서의 승차감은 울렁임이 느껴져 다소 불편했다.

연비는 그야말로 입이 벌어질 정도였다. 왕복구간 각각 5명과 6명이 탑승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연비는 14.5㎞/ℓ를 기록해 공인연비 14.0㎞/ℓ를 웃돌았다. 그런데 연비의 반대편에는 가격이 있다. 4690만원은 도요타 시에나 등 수입차 가운데 경쟁모델보다는 저렴하지만 국산 경쟁모델인 카니발보다는 2000만원 가량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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