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사청, 납품기한 어길 때 물리는 패널티 감면 추진 - 업계 ”정부의 무리한 경쟁입찰이 원인“ 개선 요구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방산업계 경영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방산계약 지체상금 제도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업체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3차례에 걸친 방산경영개선단 회의를 통해 기술료 감면, 중소벤처기업 우대 등 방위산업진흥회의의 건의를 적극 수용해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방산계약제도의 경우 계약기간 연장ㆍ지체상금 감면과 관련한 구체적 규정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체상금으로 경영부담이 가중된다는 방산업체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정부만을 상대로 거래가 이뤄지는 방산산업의 특성상 정해진 납품기한을 맞추지 못할 경우 부과되는 지체상금은 업체들의 공통된 고민거리다.
또 생산업체가 떠안아야하는 과도한 계약이행 책임과 더불어 업계의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 지체상금까지 방산업체들의 경영에 발목을 잡는 요소로 지목돼왔다.
최근 폭발사고로 대전공장 가동이 멈춘 ㈜한화는 방사청이 부과할 것으로 보이는 지체상금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사고로 공장가동이 중단된 ㈜한화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진행 중이라 언제 생산이 재개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제품 생산이 미뤄질 수록 지체상금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업체 관계자는 “정확한 지체상금 규모는 산정돼봐야 안다”며 “지난해 사고로 42일간 공장 가동이 멈추는 바람에 지체상금을 물었는데, 이번 사고로 또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방위사업체 가운데 지체상금을 물지 않은 곳이 없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파워팩 논란 속에 전력화가 미뤄지고 있는 K-2 흑표 전차를 생산하는 현대로템은 방사청과 1500억원 규모의 지체상금 수정계약을 체결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역시 마린온 사고 등으로 지연된 제품 생산과 관련한 지체상금을 부담하고 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구 한화테크윈)는 최근 법원에서 지난 2015년 방사청이 K9 자주포 납품 연기로 부과한 지체상금 38억원 중 27억여원을 감액받는다는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폭설 등으로 납품이 늦어진 부분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업계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지체상금에 업체들은 볼멘소리를 낼 수 밖에 없다.
김조원 KAI 사장은 올 초 기자간담회에서 “방산 부분 지체상금 면제 또는 비율을 적정하게 줄여나가자고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김 사장은 “정부가 경쟁입찰을 통해 방산 비용을 줄이려 무한경쟁체제를 도입했다”며 “우리나라 방산은 전 세계가 아닌 정부만을 수요처로 하고 있는데, 이 계약을 따려다보니 무리하게 사업을 따내게 되고 이는 곧 사업이 지체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이뤄진다”고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이같은 현실과 관련해 방산업체 관계자는 “국내 방산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해외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내수시장 기반이 흔들리면 과감한 투자가 쉽지 않다”며 “1970년대 마련된 이후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방위산업 관련 규정들이 시급히 개선돼야한다”고 밝혔다.
igiza7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