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성ㆍ공정성 담보하고 극한 대치 막을지 여전히 미지수 구간설정委 ‘옥상옥’…국회개입시 정치적 논란 비화 가능성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최저임금 결정체계가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되는 정부안이 확정됨에 따라 그간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반복돼 왔던 소모적인 논쟁과 극한 대치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보면 2020년 최저임금부터 전문가들로 구성된 구간설정위가 고용 동향과 경제 상황 등을 반영해 최저임금 심의구간을 설정하면 노·사·공익위원이 참여하는 결정위원회가 그 범위 안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구간설정위의 전문가위원은 노사정이 각 5명씩 총 15명을 추천한 후 노사 순차배제 방식을 통해 최종 9명을 선정한다.
결정위 위원은 노사공익 위원 각 7명씩 21명으로 구성되는데 공익위원 7명은 확보되도록 국회 4명, 정부가 3명을 추천한다. 특히 결정위원회 위원은 기존 노동자, 사용자 위원은 물론, 청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중소중견기업 및 소상공인 대표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명문화해 위원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기로 했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최저임금 결정의 합리성과 객관성이 높아짐으로써 노사공 합의가 촉진되고, 그간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반복돼왔던 소모적인 논쟁들이 상당 부분 감소될 것”이라며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결정구조가 이원화되더라도 객관성과 공정성이 얼마나 담보될지, 극한 대치를 막을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다. 구간설정위에 참여할 전문가 구성을 놓고 갈등을 빚을 소지가 많다.
결국 구간설정위 전문가들이 노·사의 대리인 역할을 하면서 극한 대립 구도 속에 정부 추천위원이 결정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정시스템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갈등은 여전할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최저임금 제도개선TF 에서는 제도개선을 논의하면서 결정구조를 이원화하더라도 현재의 갈등 구도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특히 중노위 구성에 활용되고 있는 노사 순차배제방식은 극단적 입장을 가진 전문가를 배제해 갈등을 줄이는 장치이지만 소신 있는 전문가를 배제하고 무색무취한 인사만 남기게 될 것이라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구간설정위 전문가들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최저임금 상·하한 폭을 지나치게 크게 설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최저임금 인상 구간 설정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구간설정위를 따로 두는 게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결정위원회 공익위원 7명 중 4명을 국회의 추천을 받아 위촉하기로 한 것도 논란거리다. 국회의 개입으로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추천 공익위원 중 여당과 야당의 몫을 어떻게 배분할지를 두고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이원화함으로써 소모적인 논쟁과 갈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경우 과거에 한번 치르던 홍역을 구간설정 단계와 결정단계애서 총 두번 치르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편 현행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 근로자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 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명시하고 있는데 개편안은 여기에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 상황을 추가했다. 이번 개편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수순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고용부가 지난달 7일 발표한 개편 초안에는 기업의 지불능력도 결정기준에 포함됐으나 최종안에서는 빠졌다.
최저임금법상 고용부 장관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위에 요청하게 돼 있어 새로운 결정체계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부터 적용하려면 법개정이 다음달 중순까지는 완료돼야 한다는게 고용부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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