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탄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8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안건 처리에 진통을 겪자 목이 타는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목이 탄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8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안건 처리에 진통을 겪자 목이 타는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공을 들였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좌초 위기다. ‘노동존중정부’ 슬로건은 무색해졌다. 민주노총은 물론 한국노총까지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양대 노총 위원장을 만나고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를 유도키 위해 경사노위 출범 시점까지 뒤로 늦춘 성의도 없던 것이 돼버렸다. 노정관계 경색국면은 장기화 공산이 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핵심 의제는 문 대통령이 양대 노총 위원장에게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권유하는 것이었다. 면담 시간 80분 동안 문 대통령은 ‘사회적 대타협’의 당위성과 정부의 의지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주말을 지난 직후인 지난 28일 두 노총은 경사노위 불참을 동시에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불참 계속을, 한국노총은 한시적 불참을 공표했다.

민노총이 지난 밤 벌인 찬반 투표는 ‘경사노위 불참’을 위한 구색맞추기였다는 박한 평가도 나온다. 어차피 강경파ㆍ중도파ㆍ온건파 세 분파가 낸 수정안 3개에 원안까지 4개의 안이 있었기에 어느 안도 과반을 넘기기는 힘들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도파가 내건 ‘4대 선결 조건’은 경사노위 불참 의지로 해석됐다. 겉으로는 참여 조건이라 칭했지만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내걸고 참여 거부를 선언한 것이란 설명이다.

한노총 역시 경사노위 불참 입장을 표했다. 한노총은 그동안 경사노위에 참여해왔는데 오는 31일 예정된 경사노위 회의에 불참한다는 의사를 전날 발표했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초안에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한노총이 경사노위 불참 이유로 내건 이유였다. 다만 한노총 내부적으로는 ‘민노총보다 소외됐다’는 비판 목소리도 돌연 불참 발표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목이 탄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8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안건 처리에 진통을 겪자 목이 타는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목이 탄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8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안건 처리에 진통을 겪자 목이 타는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양대 노총이 경사노위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노정관계 경색국면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은 노동계가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제 도입 등은 현 정부의 친노동 정책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문제는 앞으로다. 민노총과 현 정부와의 갈등은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법안 개정 반발을 계기로 심화됐는데, 이는 국회에서 법안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정부의 권한 밖이란 얘기다.

정부측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방안은 사실상 경사노위 참여거부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정부에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건데 이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양대 노총이 서로를 못믿는 기류도 경사노위가 난관에 빠진 이유중 하나다. 민노총 내 강경파는 “한국노총이 민주노총의 뒤통수를 치고 찬성표를 던지면 민주노총은 망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