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은 열자고, 2월은 하지 말자고…현안 따라 다른 국회 필요성 - “어이가 없다” 여당은 물론 야당도 비판...한국당 단식 대신 릴레이 농성
[헤럴드경제=이원율ㆍ홍태화 기자] 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이 되레 궁지로 몰렸다. ‘릴레이 단식’을 한다고 했지만,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모두 ‘다이어트’를 한다고 비판했다. 통상 열리지 않는 1월 임시국회를 열자고 하곤, 열려야 하는 2월 국회를 거부한 과정도 야권 공조를 어렵게 하고 있다. 한국당은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 상임위원 임명을 ‘코드인사’로 보고 국회 일정 비협조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나서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남인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과 릴레이 단식쇼가 내년 총선 전략 일환이라면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국회 열어서 본업에 충실해달라”고 강조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가 파행을 겪으니까 2월, 4월, 6월 임시 국회는 반드시 열도록 정례화된 것”며 “그런데 지금 역사상 처음으로 국회법이 개혁된 이후에 처음으로 2월 국회 자체 보이콧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해서 염치없는 행동”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지금 자유한국당은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야구로 치면 스트라이크는 안 던지고 위협구만 자꾸 던진다. 축구로 치면 유효 슈팅은 없고 ‘똥볼’만 찬다는 얘기가 많이 있다”며 “(때문에) 지도부가 자리를 잡고자 일종의 선명성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과 함께 조 위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바른미래도 보이콧에는 부정적이다. 현안 해결이 명분이다. 늦어도 2월 임시국회 때는 선거제도 개혁을 마쳐야 한다는 위기감도 크다. 평화당과 정의당도 같은 입장이다. 한국당은 수개월간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서 사실상 반대로 일관했다. 후폭풍이 한국당의 발목을 잡게 된 셈이다.
게다가 한국당은 앞서 1월 임시국회를 열자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어차피 2월이면 열리는데 왜 굳이 1월에 열자며 대치전선을 만드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국회 개회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1월 임시국회의 필요성을 강조한 한국당이 이번에는 원래 열리는 2월 국회를 못 하겠다고 나섰다. 한국당에게 1월은 민생입법 처리가 급한 달이었고, 지금은 아닌 셈이다.
한국당이 대여투쟁의 방법으로 선택한 단식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한국당은 지난 24일부터 국회 본관에서 농성장을 차린 후 릴레이 단식을 진행 중이다. 상임위원회 소속별로 4~5명씩 농성조를 짜 5시간30분씩 단식하는 방식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선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당이 단식을 하기 전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며 단식을 이어갔던 바른미래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0일을 꼬박 굶었다. 단식 시작 전 75㎏이었던 손 대표의 몸무게는 68㎏까지 줄어들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은 원내대변인은 “단식 농성의 새로운 버전을 선보인 자유한국당의 쇼”라며 “‘밥 먹과 와서 단식’, ‘앉아있다 밥 먹으러 가는 단식’ 이런 단식은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단식은 진짜 목숨을 걸고 철학을 관철하겠다는 정치인의 입장표명이다. 그걸 이렇게 희화화해도 되느냐”며 “YS(김영삼 전 대통령), DJ(김대중 전 대통령) 보기가 부끄럽다”고 했다. YS는 가택연금 당시 민주화를 요구하며 23일간 단식했다. DJ는 내각제 반대와 지방자치제 실현을 주장하며 열사흘 동안 음식을 먹지 않았다.
이러한 기류에 힘입은 여당은 ‘유치원 3법’, 체유계 성폭력ㆍ폭력 근절법안,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의료진 보호법안 등 민생법안 처리를 호소하며 압박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계류법안과 민생과제들이 태산같이 쌓여있다”며 “한국당은 당장 국회에 복귀해 민생국회를 시작하라”고 했다.
한편, 한국당은 논란이 이어지자 진화에 나섰다. 단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김순례 한국당 대변인은 “자유한국당 ‘릴레이 농성’의 본질을 왜곡하지 마라”며 “지금까지 해오던 투쟁의 형식과 방식은 동일하나 공식적 명칭을 ‘릴레이 농성’으로 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이어 “부디 야당의 절박함과 투쟁의 본질에 집중해 달라고 요구하는 바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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