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명시 디지털·IT·M&A·자산관리 등 외부 임원후보 선임 길열어

우리금융그룹이 외부로부터의 경영진 수혈에 나선다. 순혈주의 중심인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의 인사 관행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비은행 강화와 디지털 혁신 등은 전문가의 영역이어서 내부충당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출범하면서 지배구조 내부규범 새로 마련했다. 제4장(‘임원에 관한 사항’)에는 임원의 자격과 권한, 책임, 경영승계 등에 관한 규정이 담겼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제4절이다. ‘업무특성에 따라 특별한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한 경우 외부에서 임원후보자를 선임할 수 있다’(28조 2항)고 명시돼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디지털, IT(정보기술), M&A(인수합병), 자산관리, 리스크 관리 등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에 있어서는 외부 전문가를 과감히 채용하는 게 그룹의 기조”라며 “중장기적으로 스페셜리스트를 추천받을 수 있도록 명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부에서 임원 후보를 찾을 수 있다는 내용을 내부규범에 적시한 지주사는 우리금융 외에는 하나금융이 유일하다. 하나금융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도 ‘회사는 직무특성에 따라 특별한 경험과 전문성이 필요한 경우 외부에서 임원후보자를 선정할 수 있다’(33조 2항)는 대목이 나온다. KB금융, 신한금융, NH금융의 내부규범엔 이런 내용이 없다.

우리금융이 외부수혈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4년 4월 황영기 삼성증권 전 사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하면서 강조했던 게 ‘외부 수혈’이다. 당시 황 회장은 내정자 시절부터 “가급적이면 외부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내부 인력들은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취임 이후 첫 임원인사에서 당시 박승희 전 예금보험공사 이사를 재무 담당 전무로, 주진형 전 삼성증권 상무를 전략 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한편, 우리금융이 제정한 지배구조 내부규점에는 지주사 회장의 셀프연임을 방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규범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사회 산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취)를 통해 회장과 사외이사, 감사위원 후보자를 추천받는다. 하지만 현임 회장은 이사회는 임추위 구성원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대표이사 회장이 회장 및 사외이사 추천을 맡는 소위에 참여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금융당국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손태승 회장은 우리금융 자회사의 대표이사를 선임을 담당하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에만 참여할 수 있다. 타 금융그룹도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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