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공유’로 밀집주택가 주차난 해소, 상생 모색 -시흥시ㆍ도원초ㆍ주민협의체 등 머리 맞대 탄생 [헤럴드경제(시흥)=박준환 기자]지난 18일 정오, 시흥도원초등학교내 주차장엔 방학기간임에도 승용차ㆍ승합자 등 10여대가 주차돼 있었다. 교직원들이 아닌 인근 지역 주민들이 이곳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는 것.

주택가 주차난이 종종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흥시(시장 임병택)가 ‘공간 공유’로 주차 문제를 해결해 눈길을 끈다.시간대별로 비어있는 공간을 주차장으로 활용함으로써 주차난 해소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시흥도원초등학교 주변은 입지여건상 주차전쟁이 불가피한 곳이다. 주변은 온통 비닐하우스, 과수원, 창고 천지이고 주택가는 다세대ㆍ다가구주택, 아파트 등이 오밀조밀 들어차 있다. 본격적인 도시계획이 수립, 시행되기전에 형성된 탓에 주택밀집가는 도로가 비좁기 그지없다.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시흥시는 일방통행제를 시행해 도로 한켠 또는 양켠에 주차공간을 확보해놨지만 주민들의 주차수요를 감당해내기는 역부족.

이에 시흥시와 신천동주민자치회, 시흥도원초등학교가 ‘시흥도원초등학교 지정주차제 효율적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 상생의 길을 모색했다.

학교 주차공간 개방을 통해 지역의 주차문제를 해결하고, 학교와 지역간 소통으로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머리를맞댄 것이다.

학교 주차장시설을 무료로 개방하는 시흥도원초등학교, 지정주차제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사업 전반에 대한 관리ㆍ감독 및 모니터링을 담당할 신천동주민자치회, 여기에 주차장을 직접 이용하는 주민협의체 등 3주체가 2017년 9월 1일 협약서에 서명, 32면의 주차장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른바 ‘스마일 지정주차제’다. ‘주차’하면 얼굴부터 일그러지는 요즘, 주차 문제를 웃으면서 해결해보자는 의미에서 스마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마일 지정주차제’는 정회원이 2년 동안 주차장 한 면을 단독으로 사용하면서 SNS를 통해 수시로 소통, 환경이나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스마일 지정주차제’가 처음부터 문제없이 운영된 것은 아니다. 도원초등학교는 이전에도 두 차례 주차장을 개방했지만, 각종 쓰레기 무단투기와 시설물 훼손, 안전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결국 도원초가 주차장을 폐쇄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시흥시 교통정책과와 신천동주민자치회가 학교를 찾아 설득에 나섰다.

‘내집앞 지정주차제’에서 착안한 ‘학교 주차장 지정 주차제’를 시행해 이용 시민이 지정주차면을 직접 청소하고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시흥시 교통정책과는 주차장 차단기를 비롯해 CCTV 및 보안등 설치, 주차선 도색 등 행정 지원에 적극 나섰다.

신천동주민자치회는 ‘스마일 지정주차제’ 시행을 위한 TF팀을 구성, 주차회원을 모집하고 이용자 주인의식을 높이기 위해 ‘주차장 이용 시 주의점’, ‘문제 발생에 따른 책임 사항’ 등을 교육했다.

현재 지정주차제를 이용하는 시민들로 구성된 주민협의체는 회원 규정을 마련, ‘칼같이’지키고 있다. 주기적으로 학교 주변을 청소하고,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회비 등 자체 기금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단순한 주차장 이용객 차원을 넘어 따뜻한 이웃으로 스며든 셈이다.

‘스마일 지정주차제’는 지난해 10월 열린 제17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향후 시흥시와 주민협의체, 신천동주민자치회는 ‘스마일 지정주차제’가 다른 학교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어 시흥시 전역에 확대할 계획이다.

김도연 주차시설팀장은 “주차장 1면을 확보하는 데 대체로 6000~9000만원이 드는 데 ‘공간 공유’는 돈 안들이고 주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방안”이라며 “관내 더 많은 유휴 공간 개방으로 주차걱정없는 시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