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2018년에도 적자 투자자 수천억원 돈 묶여 기업들 “일정 지연일 뿐” 증권사만 수수료 챙긴셈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2016년 기술특례상장한 바이오 기업들의 ‘기업가치 약속’이 공수표에 그칠 전망이다. 이들은 상장 당시 “2년 뒤 수익을 내겠다”며 투자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지난해에도 적자 행진을 면치 못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술특례상장한 8곳 중 5곳(안트로젠ㆍ큐리언트ㆍ팬젠ㆍ바이오리더스ㆍ애니젠)은 공모가 산정 당시 ‘2018년 당기순이익 추정치’를 사용했다. 이들 5곳은 2018년 당기순이익이 83억~277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2018년에 실제로 순이익을 낸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만 14억~110억원에 이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이 합산되면 이들 기업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훨씬 더 커질 것”이라며 “순손실이 지속되다보니 증권사에서 실적 추정치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통상 기술특례상장 바이오 기업들은 초기 연구개발(R&D) 비용이 크다 보니, 상장 당시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쉽지 않다. 기업공개 시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주가수익비율(PER)를 통해 기업가치를 매기려면, 해당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산출돼야 하는데 이들 바이오 기업은 상장 당시 순손실 상태다. 이 때문에 기업공개(IPO) 주관사들은 바이오 기업들의 몸값을 측정하기 위해 미래 특정 시점의 당기순이익을 추정해 활용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보통 바이오 기업들이 상장한 해로부터 3년째에 실적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공모가를 산정한다”며 “그래서 2016년에 상장한 기업 대다수가 2018년도 당기순이익을 추정해 공모자금을 조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3년째의 실적으로 기업가치를 매기는 것은 관례처럼 굳어졌다”며 “일반 코스닥 상장사들이 4년간 손실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는 점을 감안해 바이오기업이 3년째는 수익이 나야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2016년에 상장된 5곳은 2018년에 매출 가시화를 약속했으나 모두 공염불에 그친 상태다.
안트로젠은 상장 당시 “파이프 라인들이 2017년 품목 허가 이후 2018년부터 매출 성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큐리언트는 “결핵ㆍ피부염 치료제가 2018년부터는 기술이전에 의해 본격적인 로열티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이유에 대해 안트로젠에 문의하자 회사 관계자는 “매출 시일이 다소 늦어질 뿐이지 R&D(당뇨병성 족부궤양의 국내 3상 등)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기술특례 상장이 여전히 ‘학습기간’을 거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런 실적 불일치는 기술특례상장이 여전히 시장에서 ‘학습 기간’놓여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증권사들이 특례상장을 위한 자체 리서치 역량을 갖춰야 제도적으로 보완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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