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바르셀로나 시민들이 아침부터 나체로 길거리를 활보하는 이탈리아 관광객들 때문에 단단히 뿔이 났다.
관광객들의 잇단 몰지각한 행위를 참다 못한 시민들은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이탈리아 관광객 3명은 술에 취해 옷을 완전히 벗은 상태로 바르셀로나 해안지구인 바르셀로네타 일대를 돌아다녔다.
이들은 무려 3시간 동안 알몸으로 길거리를 활보했으며 문을 연 가게가 있으면 안에 들어가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이들의 추태를 찍은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 확산하면서 시민들은 당국에 이 같은 ‘취중 관광’(drunken tourism)을 규제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이번주 내내 자발적 시위를 벌이면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 시위에선 관광객들이 빌려 머물고 있는 아파트 건물들의 위치를 상세하게 표시한 지도를 배포하며, 이들에게 집을 빌려준 소유주에게 항의하도록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는 최근 바르셀로나를 찾는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과음으로 인한 소음과 알몸 노출 등의 문제가 덩달아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바르셀로나 관광객 수는 1990년 170만명에서 2012년 740만명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주민 인구는 160만명에 그쳐, 관광객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주민들의 불편이 크게 늘고 있다.
바르셀로네타의 한 주민은 “작은 집에 아이 세 명과 살고, 취업도 못해 휴가 기간에 쓸 돈도 없다고 상상해보라”면서 “그런데 옆집에서 잔치를 벌이는 관광객들의 고성을 참아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이건 고역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항의가 거세게 이어지자 바르셀로네타에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조금씩 전개되고 있다.
바르셀로네타의 시 의원인 메르세 홈스는 “시 당국이 (관광객들의) 반사회적 행동에 ‘무관용’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면서 “다음달 바르셀로네타 주민들과 얘기해 해결점을 찾을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