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분단ㆍ대립시대 우리세대 마무리해야” -서울ㆍ평양 주재 러시아대사 판문역 조우 눈길
[헤럴드경제=개성 판문역 공동취재단ㆍ신대원 기자] 남북은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경의선ㆍ동해선 철도ㆍ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금년 내 착공식’ 약속 이행 차원이다.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예외 인정과 유엔군사령부의 물품 반입 통과 승인 등 우여곡절 속에서도 남북정상 간 합의대로 착공식을 연내 개최함에 따라 내년에도 남북관계 유화국면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다만 남북 참가단의 착공식 축사에서는 미묘한 온도차도 감지됐다.
북한이 남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한 반면 우리측은 한반도 평화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은 착공식에서 “북남 철도ㆍ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을 선포하는 뜻깊은 회합을 가지는 것은 민족사에 특이할 역사적인 사명으로 되며, 세계 앞에 민족의 힘과 통일의지를 과시하는 뜻깊은 계기”라면서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동북아ㆍ유라시아 공동번영, 나아가 전세계 공동번영을 적극 추동하는 새로운 동력을 출연하는 역사적인 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역사적인 북남공동선언은 온 겨레가 어떤 정세하에서도 변함없이 높이 들고 나가야할 자주통일의 기치 밑에 민족번영의 이정표”라며 “우리 민족이 나아갈 길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온 겨레가 뜻과 힘을 합치는 우리민족끼리의 길”이라고 말했다.
강 부상은 특히 “지금이야말로 통일의 경적소리, 기적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질 그날을 위해 각오를 돋고 역풍에 흔들림 없이 똑바로 나아가야 할 때”라면서 “북남 철도ㆍ도로사업의 성과는 우리 온 겨레의 정신력과 의지에 달려 있으며 남의 눈치를 보며 휘청거려서는 어느 때 가서도 민족이 원하는 통일연방을 실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속에서 남측의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측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기념사에서 “오늘 서울에서 개성으로 오는 철길이 활짝 열렸다”면서 “70년 가까이 굳게 닫혀 있던 문을 열고 우리는 또 이렇게 한 걸음을 내딛는다”며 착공식의 역사적 의의를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제 철도는 시공간만이 아니라 남과 북의 마음의 거리까지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철도와 도로의 연결이 단순한 물리적 결합, 그 이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남과 북을 이어준 동맥은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돼 우리의 경제지평을 대륙으로 넓혀줄 것”이라며 “남과 북이 힘을 합친다면 세계무대에서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특히 “오늘의 착공식은 평화와 화합을 다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분단으로 대립하는 시대는 우리 세대에서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다음 세대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넘어 대륙과 대양으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남과 북이 슬기를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70년간의 단절이라는 긴 터널의 끝에 서 있다. 이제 한 걸음이면 밝고 희망찬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의 의지가 모인다면 보다 큰 걸음이 될 수 있다. 담대한 의지로, 우리 함께 갑시다”고 촉구했다.
김 장관과 김 부상은 이어 콘크리트 침목에 기념문구를 적는 침목서명식을 함께 진행했다.
김 장관은 침목에 “함께하는 평화번영, 함께하는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이라고 적고, 김 부상은 “동ㆍ서해선 북남 철도ㆍ도로 련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기념하며”라고 썼다.
남북은 또 서울과 평양이 나란히 적힌 도로표지판 제막식도 진행했다.
착공식에 참석한 남북의 주요인사들도 이날 행사를 반겼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참 의미가 깊은 날”이라며 “철도가 빨리 이어져서 120㎞정도로 달릴 수 있는 철도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단둥으로 해서 베이징까지, 울란바토르까지 갈 수 있는 철도가 잘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북한 측 주빈으로 자리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감개가 무량하다”면서 실제 착공과 관련해선 “남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초대받은 해외인사들도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착공식을 위해 서울역에서 특별열차편으로 이동하는 길에 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장관 등과 만나 “지금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철도가 운영되고 있다”며 “서울과 평양이 이어지면 나중에 서울에서 바로 기차 타고 베이징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 고대하겠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대사도 “한국, 북한, 러시아 3각 협력 프로젝트 중 하나가 철도 연결인데 남북철도 연결은 유라시아로 연결돼 서울에서 모스크바까지 갈 수 있어 관심이 있고 물류통로로 된다”고 말했다.
다만 쿨락 대사는 남북철도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좀 검토해봐야 한다. 지금 바로 대답하기 어렵다”며 즉답은 피했다.
한편 쿨락 대사는 착공식이 열린 판문역에서 평양주재 러시아대사를 만나 러시아 관련 행사도 아닌데 만나 게 돼 신기하다며 반갑게 인사를 나눠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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