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회, 가이드라인 발표 내년으로 미뤄 재계 “감사보수 2배 이상 오를 것” 우려 표준감사시간제에 대한 재계 반발이 확산되자, 연말 안으로 예고됐던 관련 가이드라인(초안) 발표가 해를 넘기게 됐다. 내년 1월 표준감사시간제 관련 공청회가 예고된 가운데, 이 제도를 두고 재계와 회계업계 사이의 갑론을박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한국공인회계사회(이하 한공회)는 내달 11일 표준감사시간제 제정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준감사시간제에 대한 구체적인 초안을 내놓지 않았다. 외부감사 대상 회사를 6개 그룹으로 나눠 감사시간을 차등화할 계획이라는 점만 밝혔다.
한공회가 제시한 외부감사 대상 6개 그룹은 ▷대규모 상장사(개별 기준 자산 2조원이면서 연결기준 기업규모 5조원 이상) ▷일반 상장기업(코넥스 제외) ▷대형 비상장 기업(자산 1000억원 이상 및 코넥스 기업 등) ▷중형 비상장 기업(자산 500억~1000억원) ▷소형 비상장 기업(자산 200억~500억원) ▷ 소규모 비상장 기업(자산 200억원 미만) 등이다. 한공회 측은 표준감사시간제를 도입할 경우 현재보다 평균 감사시간이 50%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표준감사시간제가 도입된 것은 그간 국내 회계업계가 너무 낮은 감사비용과 감사 시간으로 회계 투명성 확보에 어려움이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회계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감사투입시간은 일본의 37∼83% 수준이다. 미국과 비교할 때 감사 시간은 20%, 감사 보수는 8.5%에 그친다. 2015년 기준으로 매출액 1000억~5000억원 기업은 미국에서 연평균 5300시간의 감사에 보수 9억3000만원을 지불했다. 반면 국내는 1050시간에 7992만원을 지불하는 데 그쳤다.
이날 한공회가 표준감사시간제의 구체적 초안을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기업들의 반발 기류가 확산되자 한공회 측에서 갑자기 발을 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4개 단체는 공동으로 표준감사시간제 초안이 발표되면 이에 대한 우려를 담은 보도자료를 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초안이 발표되지 않고, 공청회 계획만 이날 나오자, 관계기관들이 입장문을 내놓지 않았다.
표준감사시간제에 대한 진통은 공청회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표준감사시간제도 초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로 한 4개 단체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감사시간이 2배 이상 증가하고, 이에 따라 감사보수 역시 2배 이상 오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공회 측에서 6개 기업 그룹의 표준 감사시간을 제시하면서 사용하려고 하는 ‘통계기법’이 공개되지 않은 점도 이들 단체에선 의아하단 반응이다.
감사시간의 적정성을 따지기 위해선 공청회 전에 감사시간을 산출한 통계 기법의 적정성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공개도 아직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한 관계자는 “4개 단체는 표준감사시간 심의를 위한 위원회에 속해 있다”며 “공청회 관련 정보도 제공되지 않은 채 한공회에서 무리하게 표준감사시간제를 밀어부치고 있어 재계 반발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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