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늦어도 100일안에 진행” 의회 “성급하고 혼란스러운 결정”

미군이 시리아에서 전면 철수한다. 지역 내 국제 역학 관계도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8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에 미국과 함께 개입해왔던 러시아와 이란이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CNN 방송 등에 따르면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5년 전 이슬람국가(IS)는 중동에서 아주 강력하고 위험한 세력이었지만 이제 미국은 ‘칼리프’(이슬람교 왕국)를 물리쳤다”며 “이것이 각국 연합이나 군사작전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군사작전이 다음 단계로 넘어감에 따라 미군을 귀환시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군 주도의 연합군은 지난 2014년부터 시리아·이라크를 중심으로 퍼지며 ‘칼리프’ 건립까지 선포한 IS를 격퇴했다. 현재는 약 2000명의 미군이 터키 국경 근처의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머물고 있다.

샌더스 대변인은 “미국과 동맹국은 미국의 이익을 지키는 데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모든 수준에서 다시 개입할 준비가 돼 있으며 급진적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영토, 자금, 지원, 국경 침투 수단을 막고자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성명은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 계획을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을 공식화한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우리는 시리아에서 IS를 격퇴했다. 내 임기 동안 그곳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유일한 이유”라고 했다. 그는 올해 3월 대중연설에서도 미국이 중동전쟁으로 7조 달러를 낭비했다며 IS 격퇴 이후 미군을 주둔시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철수는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CNN에 “조속한 시일 내 시리아 주둔 미군을 전면 철수하는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관리를 인용해 60~100일 안에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행정부 내부는 물론 의회에서는 ‘성급한 행보’이자 ‘혼란스러운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가디언은 “IS를 완전히 격퇴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자신의 행정부 평가와는 거리가 있다”며 “미 국방부는 올해 8월 시리아에 1만4500명의 IS 조직원이 남았다고 추산했다”고 전했다. 친(親) 트럼프계인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큰 실수”라며 “이번 결정이 IS 세력을 키울 것”이라고 봤다.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도 “중대한 과오”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 많은 규모의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도미노’ 철수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역 내 힘의 균형도 바뀔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대립하며 시리아 정부를 지원했던 러시아와 이란은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다. CNN은 “러시아와 이란은 영향력 싸움에서 미국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셈”이라고 풀이했다.

터키는 쿠르드 세력을 겨냥한 군사작전의 장애물이 사라진다. 앞서 미국은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와 함께 IS 격퇴전에서 협력했는데, 터키는 이 세력을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 테러조직으로 보고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다.

반면 이란과 대결 구도에 놓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부담은 더 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등 중동 국가가 지역 안보에 대한 부담을 더 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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