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마지막 금통위서 1.75%로 경제 잠재수준 성장률 부합 부동산 잡으려다 경기 얼수도 가계부담 커져 소비위축 우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년 만에 1.75%로 인상했다. 우리 경제가 아직은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보인 데다 물가 역시 목표치에 근접한 만큼 금리를 올려도 부담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부동산시장 과열과 가계 빚 누증 등 장기간의 저금리가 야기한 금융불균형 조정을 더는 미뤄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도 작용했다. ▶관련기사 3면 한국은행은 30일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1.75%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된 건 지난해 11월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오른 후 딱 1년 만이다.
한은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우리 경제가 한은이 예상한 전망 경로에 부합하는 ‘잠재 수준의 성장’을 하고 있어 금리인상을 견뎌낼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결과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다소 하향 조정했지만, 잠재성장률(2.8~2.9%) 수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아니어서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기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흐름은 지난 10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해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투자가 둔화되겠으나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금리인상의 걸림돌이었던 ‘낮은 물가’도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달성하며 경제 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가 낮아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하며, ‘1%대 저물가 시대’의 종말을 예고했다.
금통위 역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목표 수준 내외를 보이다가 다소 낮아져1%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전망”이라고 봤다.
이번 금통위 통화정책방향문에서는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는 사라졌다. 이번 금리인상을 통해 금융불균형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간 저금리에 따른 과도한 유동성이 제조업 등 생산시설에 재투자되지 않고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고, 가계빚은 15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금융불균형에 대한 한은의 우려가 컸었다.
다만 경기 위축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자칫 한은의 금리인상이 경기를 더 얼어붙게 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부동산시장을 잡으려다 경제 전체를 잡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금리인상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증가해 그나마 살아나던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에 있고 인플레이션율이 목표 수준에 근접했다”며 “금융불균형 우려가 여전한 점 등이 고려돼 금리가 인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신소연ㆍ강승연 기자/c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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