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군부 독재 시절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라플라타 강변에 마련된 국립역사기념공원을 방문해 희생자 가족들과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군부 독재 시절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라플라타 강변에 마련된 국립역사기념공원을 방문해 희생자 가족들과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文-트럼프 ‘풀 어사이드 회담’ 시끌

日 아베와 만남은 공식정상회담 외신 “격 낮췄다” vs 靑 “아니다” “북핵정책 후순위로 밀려” 해석도

[부에노스아이레스=홍석희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한미정상회담을 실시한다. 정상회담 형식인 ‘풀 어사이드(pull-asides)’를 두고선 논란이 일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격이 낮아졌다’고 보도한 반면 청와대는 “배석없는 1대1 회담이 더 좋다”며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풀 어사이드 회담은 외교부장관이나 국가안보실장 등 다른 참모 배석 없이 양 정상이 통역만 대동해 만나는 일종의 단독 정상회담”이라며 “아직 최종 결정은 안됐지만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일대일로 회동하는 게 훨씬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외신발로 나온 ‘풀 어사이드’ 해석에 대해 일부 외신은 ‘다운 그레이드(격하)’라고 해석했는데, 그것이 아니다. 통역만 대동한 단독회담을 백악관이 제안했고, 우리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갑자기 한미정상회담 진행 형식에 대해 설명하고 나선 것은 아르헨티나로 향하던 미국 대통령 전용기에서 백악관 대변인이 던진 ‘풀 어사이드’ 단어 때문이었다.

앞서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면서 “터키, 한국과는 공식 양자회담(formal bilaterals)이 아닌 ‘풀 어사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풀 어사이드’는 각종 의전 없이 회담장을 빠져나와 회담장 옆에서 갖는 약식 회담을 뜻한다. 주로 G20 같은 다자회의에서 격식을 갖추지 않고 접촉하는 회담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다자 정상회의에서 주요국 정상들과 풀 어사이드 회담을 가진 적이 있다. 풀 어사이드 회담은 형식적으로는 비공식 회담 성격이 짙다.

외신들이 설명한 풀어사이드와 청와대가 해석한 풀어사이드의 차는 크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터키와 한국 지도자와의 회담은 정식 양자 회담 대신 G20 정상회의에서 ‘풀 어사이드’가 될 것이라고 샌더스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AP 통신도 “샌더스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터키 및 한국 지도자와 격식을 차리지 않고(informally) 회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회담들이 왜 ‘격하’됐는지는 말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한미정상회담이 ‘풀 어사이드’로 진행되는 것에 비해 미일정상회담은 의전을 갖춘 정상회담 형식으로 진행된다. 미·일·인도 3자 정상회담도 공식회담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만찬도 함께 한다. ‘의전’과 ‘격식’이 중시되는 외교 무대에서 한미정상회담이 비공식회담(풀 어사이드)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일정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가 북핵 문제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G20 참석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전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불리는 미중 정상회담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떨어진 것 같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될 결과물이다. 문 대통령은 ‘대북 제재완화’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지속’과 ‘압박’을 강조할 공산이 큰데, 그 사이 절묘한 타협점을 끌어내는 것이 문 대통령의 ‘나머지 숙제’로 남았다는 평가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