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이놈들연구소’ 시작 총 34개 분사 - 도전ㆍ패기로 해외 진출ㆍ거액 투자 유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을 통해 창업ㆍ분사(스핀오프)한 스타트업은 올해 8월 현재 34개사에 달한다.
현상 유지보다는 도전과 패기로 혁신 기술을 개발해 해외 진출과 거액 투자를 유치하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C랩 스핀오프 1호는 2016년 분사한 ‘이놈들연구소’다.
이놈들연구소는 손목에 ‘시그널(Sgnl)’이란 제품을 감고 손가락을 귀에 대면 통화 음성을 시계줄이 진동으로 변환해 해당 진동이 손 끝에서 귀로 전달, 소리가 들리는 원리다. 인체를 매질로 소리를 전달하는 만큼 내밀한 통화도 가능하다.
삼성전자 C랩 연구 당시엔 전류로 신경을 자극하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유해성 우려가 커지면서 인체에 무해한 ‘가청 주파수대 진동’을 활용한 시그널 개발에 성공했다.
이놈들연구소는 혁신 아이디어로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등 해외 펀딩 사이트에서도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각종 기업 페이지를 분석해 사진배치, 동영상 길이, 프로젝트 시작 요일 등을 면밀히 분석한 후 본격적으로 펀딩 페이지를 열자 45일 만에 16억원 모금을 달성했다.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인 자금 조달액으로 평가된다.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최고경영자(CEO)는 “이놈들(Innomdle)은 ‘이노베이션 메들리(Innovation Medley)’의 약자로 메들리처럼 계속해서 혁신제품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회사 규모를 넓혀가기 보다 팀원들이 각자 분사해 자기 회사를 다시 창업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면접볼 때 항상 던지는 질문이 지식 공유에 대한 소신”이라며 “자신이 아는 걸 나누는 것, 모든 지식이 원활히 순환돼야 비로소 ‘이노베이션 메들리’가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자의 C랩 스핀오프에는 ‘상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해 10월 분사한 링크플로우는 목걸이형 360도 촬영 카메라를 개발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글로벌얼라이언스와 3000대 공급 계약 체결에 성공했고, 올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해외 주요 기업으로부터 1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링클플로우의 발상은 ‘자전거를 탈 때 뒤를 쫓는 반려견의 모습이나 어깨 위 머리카락을 두눈으로 마주할 수 있다면 어떨까’에서 출발했다. 360도 카메라를 만들어 ‘놓치기 쉬운 일상의 찰나’를 붙들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선사한다는 취지다.
링클플로우는 목에 거는 모양으로 카메라를 만들어 일본 시장을 개척하고 보안 분야까지 진출해 많은 사람을 돕는 일에 쓰이고 있다.
생사가 갈릴 만큼 긴박한 현장에서 똑똑한 ‘눈’이 돼 주는 ‘피트 360 시큐리티’는 전방 촬영만 가능한 보디캠(Body Camera)과 달리 360도 사각지대까지 촬영이 가능해 경찰관이나 소방관, 군인 직군에 적합하다. 영국 런던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김용국 링크플로우 CEO는 “삼성전자에 다닐 땐 업무가 완전히 세분화돼 있고 디자이너였던 만큼 종일 디자인 하나만 생각했다”며 “분사 이후로는 시스템 소프트웨어까지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아 힘들지만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 부쩍 성장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유사제품 우려에 대해서는 “기술에 관한 한 ‘초격차’를 고수하고 있다”며 “제품 양산후 곧장 다음 단계를 준비해 유사제품 문제로 골치 아플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밖에 소형 메모지 출력용 프린터를 만드는 ‘망고슬래브’(2016년 5월 분사)는 지난해 CES에서 PC 액세서리부문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설립 1년 만에 매출 80억원(2017년)을 달성했다.
올해 6월 삼성을 떠나 새롭게 둥지를 튼 ‘모닛’은 센서기술을 이용한 베이비 모니터를 출시해 시장에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 12억원 규모의 벤처캐피털 투자를 유치해 요양병원 등 미국 실버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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