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뇌물공여·경영비리’ 혐의 등 선고 석방땐 사업투자 활력 총수공백 만회 구속되면 경영권 분쟁 재점화등 난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2심 선고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롯데그룹은 물론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롯데 노조도 이례적으로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신 회장 구명에 나서면서 지난 2월 법정구속된 신 회장이 이번에 집행유예로 풀려날지 주목된다. 신 회장이 석방될 경우 적극적인 경영 활동으로 그동안의 총수 공백 사태를 만회할 수 있지만, 구속이 계속돼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재계 순위 5위 그룹인 롯데가 휘청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4일 롯데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는 5일 신 회장의 ‘최순실 뇌물공여’, ‘롯데그룹 경영비리’ 혐의 등에 병합 선고를 내린다. 1심에서 신 회장은 경영비리 혐의에 대해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징역 2년6개월 실형이 선고되면서 법정구속됐다. 검찰은 2심에서 신 회장에게 두 혐의를 합쳐 징역 14년과 벌금 1000억원,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한 상태다.
신 회장의 운명을 가를 항소심 선고 결과에 따라 롯데 경영 시계는 달라질 것이라는 게 재계 전망이다.
현재 롯데의 각종 투자 및 인수합병(M&A), 사업 추진 등 굵직한 의사결정은 사실상 멈춰 있는 상태다. 롯데는 지난 2월 신 회장이 법정 구속된 직후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려 경영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그러나 해외 진출이나 신규사업 확대 등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신 회장의 판단이 없이 진행하기 어려운 주요 현안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롯데는 올해 들어 국내외에서 약 10건에 달하는 모두 11조원 규모의 M&A를 검토했으나 모두 포기하거나 무기한 연기했다.
롯데로서는 어떤 형태로든 신 회장이 풀려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집행유예로라도 신 회장이 구속 상태에서 벗어나기만을 바라고 있다”면서 “완전한 경영 정상화는 아니더라도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 아니냐”고 했다.
한편 롯데쇼핑 등 계열사 노동조합 집행부는 이례적으로 최근 서울고법에 신 회장을 석방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국정농단’ 사건과 2015년 롯데 경영 비리 사건이 병합된 이후 검찰이 신 회장에게 징역 14년을 구형하자 탄원서를 준비했다. 노조는 탄원서를 통해 “롯데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대가로 부정한 이득을 취한 사실이 없을뿐더러 도리어 피해자”라고 적시했다.
신 회장이 석방될 경우 롯데는 총수 부재로 미뤄왔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결정을 비롯해 중국 사업 점검ㆍ 재정비, 각종 M&A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고, 호텔롯데 상장과 지주사 체제 강화로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는 등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신 회장의 구속이 유지될 경우 롯데에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판단으로 대처하지 못해 도태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단락됐던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구속수감 중에도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로부터 탄탄한 지지와 신뢰를 받고 있지만, 구속이 장기화하면 이마저도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한ㆍ일 롯데의 공조 체제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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