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발언 논란 확산 고액 보증금, 공공임대 활용 자산형성 부정 영향 우려도
‘여의도-용산 개발’로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번에는 중산층 임대주택 화두를 던지면서 논란이 뜨겁다. 도심 고층건물의 임대주택화는 그 동안 전문가들이 주장했던 아이디어를 수용한 것으로 비교적 긍적적이지만, 그 대상이 중산층인 점이 문제다.
박 시장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는 임대주택을 기초생활수급권자를 중심으로 공급해왔는데 앞으로는 도심 고층 건물을 지어 중산층에게도 제공해야 한다”며 “대신 임대보증금을 상당한 정도로 받아 추가로 공공임대를 더 짓는 재원으로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7.4%로 서울시는 2022년까지 12만가구를 늘려 9.4%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20%를 훌쩍 넘는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산술적으로 아직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행복주택이 중산층인 소득 6분위까지 공급되고 있는데도 반대 여론이 심해 무산된 경우가 많다”며 “임대주택에 대한 낙인은 공급 대상 계층을 넓힌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대주택이 중산층의 자산 형성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서울의 집값이 소득보다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임대주택에 장기 거주하게 될 경우 과연 그간의 소득으로 퇴거시점 집값을 감당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판교신도시 10년 공공임대아파트에 입주했다가 최근 분양전환 대상이 된 이들도 최근 분양가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하소연이다.
진미윤 LH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산층을 임대주택에 가둘 수 있다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며 “많은 나라들이 자가 소유 정책을 펼친 이유는 노후에 내 집을 자산으로 해서 소득 보장을 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 위원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8억원을 넘을 정도로 집값이 올라 중산층도 부담하기 버거운 수준이 됐는데 그들을 위한 주거 대안이 없다”며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보호하고, 세금을 내는 시민이 경기도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고민해야할 과제”라고 말했다.
공공임대주택에 다양한 소득계층이 어우러져 살게 되면 임대주택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을 완화하고 사회통합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김성훈 기자/p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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