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어떤 병을 의심하고 그에 대한 치료를 오랫동안 받았는데, 알고 보니 전혀 다른 병을 앓고 있었다면? 아마 낙심이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다. 맞지 않는 치료로 인해 병은 낫지도 않았을 테고, 오히려 상태만 악화시켜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 테니 말이다. 의료 지식 없는 자가진단이 위험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이처럼 자가진단의 오류에 빠지기 쉬운 질환들이 많다. 관절염도 그 중 하나다. 말 그대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관절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 관절염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를 자랑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인데, 전자가 훨씬 발병률이 높다 보니 무릎이나 어깨 등 관절에 통증이 있으면 일단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하고, 일단 그에 맞는 치료를 받아보는 사람들이 상당수다.하지만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은 정의, 발병원인, 치료법 등이 근본적으로 다른 질환이다. 일단 퇴행성관절염은 노화에 따라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점진적으로 손상되어 발생한다. 체중의 상당 부분을 지탱해야 하는 무릎 관절에 발생하기 쉽고 그 외에 어깨, 발목, 손목 등 특정 관절 부위에 한해서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반면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을 물리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발병하는 것이 아닌, 염증성 전신질환이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발병하는 것으로 보이며, 유전적 요인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이 발병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로 손목과 손가락에 자주 발생하며, 특히 손가락의 중간 마디가 도드라지는 특성을 보인다. 보통 양쪽 대칭적으로 나타나고 몸의 여러 관절에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 퇴행성관절염이 가장 빈번하게 발병하는 부위는 무릎이다.반면 류마티스관절염의 증상은 손에서 많이 발견되고, 대칭적으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통증의 양상에도 차이가 있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해 손상된 관절은 주로 해당 부위를 사용했을 때 통증이 나타나고, 그 부위를 제외한 곳에는 통증이 없다. 반면 류마티스관절염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하게 굳으면서 나타나는 통증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른 아침부터 관절의 강직 증상이 계속될 경우에는 퇴행성관절염이 아닌 류마티스관절염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또한 전신질환인 만큼 피로감,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그러나 환자 본인의 생각으로 질환을 판단하고 스스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은 금물이다. 실제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중에는 자신의 병명을 퇴행성관절염이라고 착각하고 그에 대한 약물만을 복용하다가 질환이 악화된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거쳐 바른 병명을 알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퇴행성관절염의 치료에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가 병행된다. 물리치료로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고 활동 범위를 넓혀주는 동시에 진통과 항염 효과가 있는 약물로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것. 이러한 보존적 치료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관절 운동 시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이나 연골 일부를 관절내시경을 이용하여 제거하거나, 프롤로테라피 등으로 손상된 연골을 복원시킨다.류마티스관절염은 전신질환으로 관절 외에 주요 장기의 손상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약물치료가 우선시된다. 소염제 및 항류마티스약제 등을 처방하여 질환이 진행되는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관절 부분의 손상이 심할 경우에는 퇴행성관절염과 유사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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