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ㆍ사랑의열매 등 디자인 맡아 -조진희 대표 “비영리단체에 무형의 가치 디자인”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국내 3만3679개 비영리단체의 가장 큰 고민은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것인가’이다. 나눔, 인권, 환경, 봉사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얻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영리단체의 고민을 디자인 통해 해결하는 디자인회사가 있다. 2003년 설립된 디자인생선가게는 비영리단체 전문 디자인 컨설팅회사다. 현재 디자인생선가게는 아름다운재단, 사랑의열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국제앰네스티, 포스코1%나눔재단 등 국내외 대표 비영리단체의 디자인을 도맡고 있다.
조진희 디자인생선가게 대표가 비영리단체에 특화된 디자인 회사를 만들게 된 계기는 2000년대 초 대기업 사회공헌팀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비영리단체를 만나면서다. 그는 “당시 비영리단체가 추구하는 좋은 가치와 아이디어가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면서 “비영리단체의 좋은 비전에 디자인을 통해 그 무늬를 입혀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2015년 한국에 진출한 국제인도주의단체 ‘컨선월드와이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단체는 세계의 기아들을 돕고 궁극적으로는 극빈을 퇴치하는 목표를 가진 곳으로, 전 세계 4000여명의 직원이 30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6년 유럽연합(EU)로부터 상을 받을 정도로 구호현장과 협력기관들 사이에서는 명성이 높지만 유독 한국에서 후원자를 모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디자인생선가게는 컨선월드와이드의 현장에서 느껴지는 ‘역동성’에 주목했다. 컨선월드와이드가 발행하는 오프라인 소식지에 일반적인 구호 현장과는 달리 밝고 힘찬 느낌의 사진을 실었다. 또 아동 한 명이 아니라 가족의 이야기를 주로 담아 단체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구호활동을 벌인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애썼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장윤석 컨선월드와이드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다른 비영리단체들이 기존 운영해오던 오프라인 채널도 없애는 추세였기에 종이소식지를 만들기로 한 결정은 정말 모험이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면서 “소식지 창간호가 나갈 때만해도 비용 때문에 받지 않겠다던 후원자들은 자녀나 손주들과 함께 보고 있다는 연락을 해올 정도”라고 전했다.
조 대표는 비영리단체에게 디자인이란 무형의 가치에 ‘공감’이라는 색채를 입히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영리단체가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단체 고유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후원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면서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아이덴티티의 시각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알리지 못하는 비영리단체가 여전히 많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조 대표는 “사회적 가치는 여전히 많은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라면서 “어떤 비영리단체라도 각자의 강점은 분명히 있다. 디자인은 강점을 눈에 보이는 실체로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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