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중간배당규모, 전년比 74% 증가 -기업별로는 규모 줄인 곳이 더 많아…삼성전자 제외 시 배당규모 3% 감소 -“제조업 의존도ㆍ부정적 업황…배당확대 기대하기엔 한계”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여름 보너스’로 불리는 중간배당 규모가 지난해 보다 7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배당 규모가 크게 늘어난 데다, 두산, SK 등 대기업이 새롭게 분기배당에 나서면서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2년 이상 연속 중간배당을 실시했던 기업들로 시선을 좁히면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배당금 규모를 늘린 기업보다는 줄인 기업이 더 많았고, 그 결과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오히려 지난해 보다 배당금 규모는 감소했다. 현대차, S-Oil 등 그간 ‘배당 모범생’들로 꼽혀온 기업들이 보수적 실적 전망에 위축된 결과로, 전문가들은 올 한 해 국내 증시가 배당수익 측면에서 매력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22일 헤럴드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해 2분기 말 기준 중간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는 기업 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국내 상장사들의 중간배당 규모는 약 3조630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집행된 중간배당 규모(2조826억원)와 비교해 74%가량 급증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현금배당 규모가 지난해 9653억원에서 올해 2조4046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SK(564억원), 두산밥캣(401억원), 두산(256억원) 등이 새로 분기배당 기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결과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상장사 수는 지난해 40곳에서 올해 45곳으로 증가했다. 코스피200 지수의 분기배당수익률도 전년 대비 0.13%포인트 증가한 0.29%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2년 이상 연속 중간배당에 나선 기업들로 시선을 좁히면 오히려 배당규모를 축소하는 기업들이 확인된다. 지난해 60억원에 달했던 그린케미칼의 분기배당 규모는 올해 9억8000만원으로 급감했다. 고배당주로 꼽혀온 S-Oil도 지난해 분기배당 규모를 1397억원에서 올해 699억원으로 줄였으며, 현대차 역시 약 1%가량 분기배당 규모를 줄였다. 그 결과 2017~2018년 연속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34개 기업 중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분기배당 규모는 지난해 1조428억원에서 올해 1조87억원으로 오히려 3% 감소했다. 전년 보다 배당금이 줄어든 기업은 12곳으로, 배당금이 늘어난 기업 수(11곳)보다 많았다.
이는 기업 실적과 경기 호조를 토대로 대부분의 기업이 배당을 늘린 미국과 대조적이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야누스 헨더슨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 배당금 지수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지난 2분기 말을 기준으로 지급한 명목 배당금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5% 증가했다. 배당금 증가율 자체는 한국이 더 높지만, 배당금을 줄인 기업은 약 10% 수준에 그쳐 3분의1이 배당금을 축소한 한국보다 그 비중이 낮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상장사들의 절대적인 분기배당 규모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기에는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들의 실적 성장세가 이미 하향세에 접어들어 주주환원에 무게를 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한국 산업의 특성상, 주주환원보다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기업들의 주주환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 특성 상 다른나라 수준으로 배당을 늘리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며 “전통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은 업종은 정유, 유통 부문인데, 이 역시 마주하고 있는 업황이 배당 확대를 기대할 상황은 아니다. 현재 배당이라는 측면에서 시장을 새롭게 바라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