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서아프리카에서 구호활동을 하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 2명 중 한 명인 낸시 라이트볼(59) 간호사가 5일(현지시간) 귀국해 격리 치료에 들어갔다. 라이트볼은 전날 전세기로 귀국전 커피를 주문할 정도로 병세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낯선 것에 대한 공포가 우리의 연대감을 이길 수는 없다”며 에볼라 환자를 모두 송환한 미국 정부의 담대한 조치는 그러나 뜻하지 않은 후폭풍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국내 전염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진정시키고 있지만 감염 가능성에 불안해하는 미국인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자 송환치료비, ‘20억원+α?’=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인 에볼라 감염환자 켄트 브랜틀리와 낸시 라이트볼 2명을 본국으로 송환해 치료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은 200만달러(약 20억6000만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을 안전하게 미국으로 귀국시키기 위해 동원된 피닉스항공의 환자 호송기와 에머리 대학병원에서 이뤄지는 격리치료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환자 수송기의 경우 자가항공기로 출시된 ‘걸프스트림3’을 개조해 최첨단 방역장비를 탑재한 것으로, 고가의 전세비용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 환자들의 이 같은 호송ㆍ의료비는 이들을 서아프리카에 파견한 선교ㆍ봉사단체가 부담하고 있다.
라이트볼이 소속된 선교단체 ‘SIM USA’의 브루스 존슨 총재는 “SIM USA의 비용은 1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면서 “‘사마리아인의 지갑’(브랜틀리 소속단체)은 이미 100만달러 이상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브랜틀리와 라이트볼의 병세에 따라 추가 책정되는 치료비 액수가 달라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부담한 액수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이들의 병세를 호전시킨 실험용 에볼라 치료제 ‘지맵’(ZMapp)을 투여하는 데 정부가 돈을 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지맵을 건네받은 사마리아인의 지갑 측은 이 약물에 대해 값을 치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맵 제약사인 ‘맵 바이오파머수티컬’이 무상제공했을 가능성 역시 불분명한 상황이다.
CNN에 따르면 라이트볼은 지난달 31일 미국국립보건원(NIH)이 보낸 실험용 에볼라 치료제 ‘지맵’(Zmapp)을 복용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걸을 수 있고 미국으로 장거리 이송이 가능할 만큼 건강 상태가 좋아졌다. 그의 아들인 제러미는“어머니가 앉아서 치료를 받고 소량의 음식물과 음료 섭취도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두 환자를 치료하면서 이 치료제의 약효를 면밀히 관찰할 방침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에볼라공포 사로잡힌 미국인=미국인 에볼라 감염환자 2명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미국인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타임은 “미국 정부가 갈수록 고조되는 에볼라 공포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보건당국엔 에볼라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톰 스키너 대변인은 타임에 “주 정부와 병원들로부터 아프리카에 다녀온 뒤 병세를 보이는 사람들에 대해 묻는 전화가 수십통씩 걸려온다”면서 “당분간 이 같은 문의전화가 쇄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2일 라이베리아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에볼라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 켄트 브랜틀리가 송환돼 격리치료를 받으면서 이 같은 공포감을 자극하고 있다. 5일엔 또다른 감염환자인 낸시 라이트볼의 귀국이 예정돼있다.
실제 지난 4일엔 뉴욕시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 최근 서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한 한 미국인 남성이 에볼라 감염 의심 증상을 보여 격리된 상태에서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검사를 받았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도 에볼라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다만 이들을 포함해 지금까지 에볼라 감염이 의심됐던 환자들은 모두 에볼라 바이러스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볼라 감염 여부를 묻는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미국인들의 에볼라 공포가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정치권 일각에선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를 통해 에볼라가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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