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만간 대책 발표…“누진제는 효과적인 수요관리 수단”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재난 수준의 폭염으로 에어컨 등 냉방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기요금 폭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정부가 한시적인 전기 요금 인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누진제 폐지 등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요구하는 글이 잇따르고 정치권에서 전기요금 누진제 면제 또는 폐지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장기 폭염으로 전기료가 10만~20만원씩 늘어나는 가정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정책당국 한 관계자는 “현재 한시적 전기요금 부담 경감을 비롯해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전기요금 인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정리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누진제 개편안은 장기적인 방안으로 올해 여름에 적용되기는 힘들고, 정치권에서 제기한 전기요금에 붙는 부가가치세 환급은 법적인 문제가 있어 적용되기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폭염이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고 힘들어하는 국민이 많아지면 부담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김진우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 교수는 “냉방도 복지인데 누진제를 완화할 방법을 찾아보자는 생각에 공감한다”면서 “다만 불편하니까 당장 없애는 것은 문제가 있고 저소득층 보호 방안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권에서 누진제 개편안관련 발의가 이어지면서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지난 1일 “정부는 전기요금 경감을 위한 요금체계 개편이나 부가세 환급 등 다양한 방안을 즉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법안을 발의했고,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특별재난 수준의 폭염 기간에 누진제를 면제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누진제 개편은 심도있는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폭염에 대한 즉흥 처방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2016년 말 기존 6단계 11.7배수의 누진제를 현행 3단계 3배수로 개편했는데, 개편이 전력수급 등에 미치는 영향을 더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진제를 풀면 전력사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평소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국민이 손해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개편 때는 1단계(kWh당 60.7원)와 2단계(kWh당 125.9원)를 통합하면서 두 구간의 평균 요금을 적용했다.

개편 전에 월 100kWh 이하를 사용해 kWh당 60.7원을 내던 1구간 소비자가 개편 이후 kWh당 93.3원으로 부담이 증가한 것이다.

현 3단계의 누진제 구간을 줄이거나 없앨 경우 저소득층 등 전기를 아껴 쓰는 소비자는 요금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전력생산비용은 모든 국민이 전기요금이라는 형태로 분담하기 때문에 사용량과 무관하게 같은 요금을 적용하면 적게 쓰는 사람이 많이 쓰는 사람을 보조하는 격이 된다.

산업부는 누진제는 효과적인 수요관리 수단으로, 누진제로 무분별한 전력사용을 통제하지 않으면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고 발전소를 더 지어야 한다며, 여름이 지나고 다시 전력수요가 감소하면 추가로 지은 발전소를 놀릴 수밖에 없어 비경제적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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