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의약품 입찰기준 변경 밝혀 한때 긴장 -“한국 의약품 6등급으로 떨어질 것” 우려 속 -정부ㆍ제약업계, 베트남 정부 만나 등급 유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한국 의약품이 베트남 공공의료 시설 의약품 입찰에서 기존 2등급을 유지하게 됐다. 한국 의약품은 사실상 입찰이 불가능한 6등급으로 떨어질 것이 예상됐지만 정부와 제약업계의 노력으로 가까스로 2등급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베트남 정부가 ‘공공의료시설의 의약품 공급 입찰’ 개정안을 공고했다고 2일 밝혔다. 한국 의약품은 공공의료시설에 공급 입찰하는 경우 2등급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지난 2월 베트남 식약처(DAV)는 의약품 입찰기준 변경안을 공개하면서 EU(유럽)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cGMP(미국), JGMP(일본)만 1~2등급으로 인정한다고 했다. 기존 1등급에 해당하던 ICH(국제조화기구) 가입국, 2등급으로 인정하던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가입국은 인정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유럽, 미국, 일본의 GMP를 받지 않은 한국 의약품은 등급이 떨어질 것이 예상됐다.

입찰 시장에선 등급이 1등급에 해당할수록 유리한 위치에 서고 등급이 낮으면 입찰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한다. 베트남 정부의 변경안대로면 한국 의약품 중 80% 정도가 6등급으로 하락해 입찰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 예상됐다.

이는 국내 제약업계에 상당한 피해가 될 것으로 보였다. 현재 베트남 의약품 시장에 진출한 국내사는 약 30곳으로 수출 규모는 연 2200억원 수준이다. 베트남은 한국 의약품의 해외 수출 4위에 해당하는 주요 교역국이다.

이에 정부와 제약업계는 베트남 정부와 여러 차례 접촉하며 등급 유지를 위해 힘썼다. 지난 3월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베트남 정부에 우리나라 의약품의 공공입찰 등급 유지를 요청했다. 또 5월에는 류영진 식약처장이 직접 베트남을 방문해 등급 유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제약협회 역시 베트남 시장 대책반(TF)을 꾸리고 베트남 정부 측 관계자와 접촉하며 한국 의약품 등급 유지 타당성에 대한 설득 작업을 이어갔다.

식약처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우리나라 의약품이 베트남 공공의료시설에 공급 입찰 시 2등급으로 인정받게 되며 국내 제약사 가운데 유럽 GMP(EU-GMP) 인증을 받았거나 미국 GMP 인증을 받은 경우에는 1등급에도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도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국내 제약산업에서 베트남은 수출 4위국으로 입찰 기준이 당초 안대로 하향 조정될 경우 의약품 수출 규모 급락은 불가피했고 다른 동남아 국가 수출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됐다”며 “식약처 등 우리 정부의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대응으로 베트남에서 한국 의약품의 품질과 신뢰도가 재확인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