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부실수사 인정(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살인사건 부실수사 인정(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은영 기자] 법원이 이태원 살인사건 부실수사를 인정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는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고(故) 조중필 씨의 유족에게 국가가 3억 6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조 씨의 부모에겐 각 1억5000만원씩, 조 씨의 누나 3명에겐 각 20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족들이 겪었을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 피해와 현재의 국민 소득 수준, 통화가치 사정이 불법 행위 때보다 변동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중필 씨가 수차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사건을 말한다. 범행 현장에 있던 에드워드 리와 아서 존 패터슨 중에서 에드워드 리가 범인으로 지목돼 기소당했지만 대법원은 그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2011년 검찰은 패터슨을 진범으로 보고 재수사를 펼쳤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2017년 1월 대법원은 패터슨에게 징역 20년 형을 확정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겐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에선 장근석이 이 사건의 피의자 존 패터슨을 모티브로 만든 피어슨 역을 맡아 열연했다.조 씨의 유족들은 초기 부실 수사의 책임을 물어 국가를 상대로 10억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4월 진행됐던 첫 기일에서 유족 측은 “두 명의 혐의자가 피해자를 살해했는데 당시 검찰은 에드워드 리만 기소하고 패터슨에 대해선 출국정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아 도주하게 했다. 이후 2009년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기 전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가 측은 이미 과거 소송을 통해 위자료를 지급했다며 청구가 각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6년 법원은 수사 검사가 패터슨의 출국정지 기간을 연장하지 못한 과실을 인정하며 30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유족 측은 “당시는 담당 검사가 출국정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것만 판단한 것”이라며 국가 상대로 한 10억 소송 제기가 가능한 이유를 밝혔다.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받은 조 씨의 어머니는 재판 후 “어떻게든 억울하게 죽은 중필이 한은 풀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같이 힘없는 국민들이 힘들게 살지 않도록 법이 똑바로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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