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자 1193명 중 6%, 22일 하루에 -열사병 환자 전체 온열질환 중 4분의 1 -“체온 40도↑ㆍ장기 손상…사망할 수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계속되는 폭염에 4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2시40분께 부산 동래구의 한 주택에서 A(42) 씨가 집에서 휴식을 취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A 씨의 체온은 41.3도나 됐다. A 씨는 폭염 속에 이삿짐을 나르는 일을 한 뒤 귀가해 쉬다가 쓰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안의는 A 씨가 무더위 속에서 작업하다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날 부산의 최고기온은 33도로, 12일째 폭염경보가 내려져 있었다.
잇단 폭염에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어 영유아, 노약자, 만성 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
24일 질병관리본부의 ‘온열 질환 감시 체계(전국 의료기관 응급실 519곳 대상)’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총 1193명이나 됐다. 전국 모든 내륙 지방에 폭염특보가 발령됐고, 서울이 전국 최고기온(38도)을 기록한 이달 22일 하루 동안 온열 질환자가 무려 74명이나 발생했다. 전체의 6.2%나 된다.
그 중 A 씨를 숨지게 한 열사병 환자는 293명(24.5%)으로 온열 질환자 중 약 4분의 1이나 됐다. A 씨의 사례에서 보듯 열사병은 신체가 조절할 수 있는 체온의 방어 기전보다 더욱 많은 열을 받아 발생, 생리적 방어 기능까지 소실돼 체온이 40도 이상까지 올라간다. 신체 조직이 파괴돼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인체는 고온 환경에 노출 시 체내 온도가 급격히 상승돼 야기되는 체내 조직의 손상이나 효소의 변성을 막기 위하여 땀을 흘리는 등 발한 작용으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요즘 같은 무더위에 습도까지 높은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과도한 신체 활동을 해 몸의 열을 내보내지 못하면 열사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김선미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철 햇볕에 오래 서 있다가 갑자기 쓰러지는 것은 더위로 인한 열탈진, 즉 일사병이 주원인”이라며 “무더위에 힘들어진 체내 순환 기능이 뇌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일시적으로 어지럼증을 느껴 발생하는 것으로, 그늘에서 안정을 취하게 하면 곧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열사병은 체온조절중추 자체가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40도 이상 체온이 올라가는 데도 땀을 흘리지 않고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의식장애, 쇼크 등 혼수상태에 빠지기 쉽다”며 “응급처치가 늦어지면 고열로 인해 세포가 파괴되고 뇌, 간, 심장, 신장 등 장기를 직접 손상시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더위에 취약한 영유아, 노약자, 만성 질환자 등은 온열 질환, 그 중 열사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성인이라도 운동이나 야외 활동을 하거나 무덥고 밀폐된 공간에서 일을 할 경우 평소보다 자주 서늘한 곳을 찾아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만약 더위로 인해 현기증이나 두통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열사병 환자가 발견되면 무엇보다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면서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신속하게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환자의 옷을 풀어 준 뒤 몸에 미지근한 물을 분무기 등으로 뿜으면서 부채, 선풍기 등을 사용해 시원한 바람을 불어 주는 것도 좋다. 필요하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면서도 “체온을 낮춘다고 알코올 묻힌 스폰지로 몸을 닦으면 많은 양의 알코올이 확장된 피부 혈관을 통해 흡수돼 독성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더운 날씨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함께 물을 평소보다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며 “실내 온도는 실외온도와 많이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고 통풍이 잘 되도록 실내 환경을 자주 환기시키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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