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 붕괴 후 대책 정비구역만 전수 안전점검 非정비구역은 자율에 맡겨 건물주 “보수비용 더 들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서울시가 용산 건물 붕괴 후 노후 건축물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시민들의 신청을 받아 안전점검을 해주겠다고 나섰지만, 대상 건축물의 2% 정도만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주들의 안전불감증이 지적되는 한편, 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안전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30일까지 ‘시내 10층 이하, 연면적 1000㎡ 이하인 30년 이상된 노후 조적조(벽돌, 콘크리트 블록 등을 쌓아 벽을 만드는 방식) 건물’의 소유주로부터 안전점검 신청을 받은 결과 520 동이 접수됐다. 시는 3층 이상 조적조 중에 블록조 30년 이상, 벽돌조 50년 이상 건물이 2만4000여 동이라 파악하고 있는데, 2.1%만이 신청한 것이다. 시는 신청이 몰릴 것에 대비해 점검 일정을 이달부터 무기한으로 잡았는데, 신청이 적어 이달 내에 점검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점검은 지난달 3일 용산의 한 노후 상가 건물이 갑자기 붕괴한 데 따른 대책차원이다. 시는 후속 대책으로 309개 정비구역 내 5만5000여 동의 건물을 전수조사하고, 정비구역 외의 건물은 신청을 받아 안전점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무너진 건물이 재개발 구역에 있었다는 이유로 ‘정비구역’ 구분을 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개발 기대감으로 건물주들이 관리에 소홀해지는데, 외부 투자자들이 유입되고 개발까지 지연되면 방치돼 버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구분이 자의적이고,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의 40년 이상 노후 건축물은 16만여 동으로 전체 건축물의 25%다. 정비구역은 물론이고 사업이 잘 추진되지 않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곳 역시 노후화는 심각하다.

박주경 한국시설물안전진단협회 회장은 “정비구역 안에 있는 건물이 특별히 위험하고, 바깥의 건물은 그렇지 않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이런 사고가 벌어져도 전수조사하지 않는다면 어떤 핑계로 조사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건물주들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건물에 대한 관리 책임은 1차적으로 건물주에게 있고, 이번 안전진단은 시가 예비비를 들여 비용까지 대주는 데도 신청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안전진단 결과 덜컥 위험 등급으로 판정이 나오면 보수ㆍ보강에 비용이 들텐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든다 싶어서 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며 “시가 관련 홍보를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 비용 문제에 대한 대책도 세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 안전진단업계 관계자는 “자기 집 마당에 잔디만 제대로 안 깎아도 벌금을 물리는 나라가 있고, 집 앞에 쌓인 눈을 안 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자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건축물은 사유재산이기도 하지만 공공재의 성격이 있다”며 “안전관리를 제대로 안한 건물주에게도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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