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의 차입확인ㆍ해외지점의 내부통제 시스템 관심 - “청와대 청원 등으로 공매도 문제 재차 제기될 듯”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골드만삭스가 공매도 종목 결제에 실패하면서, 시장이 ‘무차입 공매도’ 의혹에 술렁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공매도 시스템 논란이 금융투자업계에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은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이 지난달 30일 공매도 한 종목(약 300개) 중 20개 종목이 지난 1일 결제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20개 종목 중 1종목은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의 전날 주식 대차를 통해 결제가 완료됐고, 결제되지 않은 19종목만 5일 결제(6월 1일 매수)를 남겨놓은 상태다.
금융당국에서는 골드만삭스의 ‘무차입 공매도’ 여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데, 실무상으로는 충분히 발생 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상 법적으로 허용되는 ‘차입공매도’는 ▷공매도를 하려는 운용부서가 주식을 다른 기관에서 대차 ▷ 대차된 주식 물량을 운용부서 직원이 공매도 시스템에 손으로 입력 ▷ 입력된 주식 물량 한도 내에서 공매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직원이 주식을 다른 기관에서 빌리지 않았음에도 빌렸다고 착각하고 공매도 시스템에 물량을 입력한 채 공매도를 실행하게 되면, 이 순간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골드만삭스 측에서는 외국인 직원이 차입을 안 했는데도 차입한 것으로 오인한 채 공매도를 했다는 설명을 내놨다”며 “무차입 상태에서 거래했는지는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차입ㆍ무차입 공매도 여부뿐 아니라 다양한 공매도 규제 위반 사항을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공매도를 주문한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뉴욕ㆍ홍콩 지점)에도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골드만삭스의 거래에 여러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우선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의 결제 미이행 종목 매수 시점이 왜 6월 1일이었냐”는 점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30일에 공매도를 했다. 만일 차입에 문제가 있었다면, 사건 당일 안에는 이 문제가 전산시스템상 인식됐어야 하고, 결제를 위한 매수 역시 같은 달 31일에 진행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에서 10년간 공매도 트레이더로 일한 하재우 트루쇼트 대표는 “차입 물량을 잘못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는 착오를 골드만삭스가 자체적으로 잡아내는 시스템을 갖췄는지 여부도 사태 파악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의 공매도 주문을 위탁받아 이를 처리해준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의 대차 확인 시스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중개 증권사는 공매도 주문을 위탁받으면, 위탁한 기관이 실제로 주식을 차입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일 중개 증권사인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서 차입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공매도 처리를 해줬다면, 과거에도 서울지점에서 불법적인 무차입 공매도가 수차례 진행됐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 주식 매매 전산시스템의 허술한 민낯이 여지없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초 삼성증권에서는 배당 입력 실수로 없던 주식이 만들어져 매도되는 이른바 ‘유령주식 배당 사고’가 발생했다.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사고’는 아예 새롭게 주식을 만들어서 ‘매도’했다는 점에서 골드만삭스의 ‘공매도’와는 또 다른 성격의 시스템 사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관의 공매도로 인해 중소 상장기업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공매도가 가격조정 기능보다는 기관의 투기의혹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져 공매도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5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골드만삭스 공매도 관련 청원만 7건이 접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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