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역할을 보는 관점에 따라 주주 자본주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경영 자본주의라는 개념이 있다.
특히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란 기업과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주체가 다양하고 이들의 이해관계를 모두 중시해야 한다는 관점으로 은행, 투자자, 정부, 노동자, 납품업자, 소비자 등이 모두 기업의 이해관계자이며 이들 전체의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경영능력 및 재무상태 등의 가시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 인권, 노동, 반(反)부패, 투명한 지배구조, 지역사회의 공헌도 등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성과를 중시하는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책임 투자”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일본, 미국, 노르웨이 등에서는 기업이 ESG, 즉 환경(environ 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모든 요소를 고려해 기업을 지수화해 투자하거나,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자유로운 시장경제질서에서 경쟁을 통해 자생적으로 성장하기보다는 국가주도의 대기업 중심 경제 성장 전략에 따라 성장한 측면이 많다. 때문에 건전한 기업의 지배구조, 인권존중과 노동환경 개선, 소비자 보호와 공정거래 질서 유지등 사회적 책임성이 향상되지 못하고, 여전히 지배주주 일가에 의한 구시대적인 경영문화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KB금융사태,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고가 매입, 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싼 불공정 시비,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 및 비리의혹,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온갖 갑질과 불법행위 등 기업들이 지배구조에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인은 이미 수없이 반복되어 왔다.
우리 기업이 이와 같은 구시대적이고 고질적인 오너리스크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공이익 향상을 동시에 실현하고, 사회적 책임성과 윤리경영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상법개정안을 조속히 논의하여 지배구조의 투명성, 전문성을 높이고 사외이사 등 이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하여 거수기로서의 이사회가 아니라 실질적인 견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준법감시인 제도 등 이미 상법상 도입되어 있는 내부통제절차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스튜어드십코드가 안착하여 시행되어야 한다. 기관투자자들이 고객의 대리인으로서 기업 경영에 대한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도록 하여,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공시가 강화되어야 한다.
지난 해 정무위에서 사회적 책임에 관한 사항을 공시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법사위에서 기업에 반강제적이고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이라는 이유로 계류되어 있다.
사회적 책임에 관한 공시를 의무화하는 본래의 개정안이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내용으로 대폭 완화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법사위에서 체계 자구 심사라는 본연의 권한을 넘어 일방적인 재계 편들기에 나선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한 부분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기업의 ESG의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고, ESG에 대한 평가를 통한 책임투자가 늘고 있는 만큼, 훨씬 완화된 내용인 개정안은 조속히 통과되어야 하며 나아가 ESG의 공시 의무화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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