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 정책으로 꼽히는 최저임금 인상이 노-사 갈등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면밀한 사전 연구와 검토 없이 이론에 기반해 시도한 정책이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에게서 환영받지 못하고 갈등만 조장하는 모양새다. 양측의 충돌 속에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 휘청이고, 저소등측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거세지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란은 28일 국회가 5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최저임금 법안을 처리하며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번에 처리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부를 포함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노동계는 당장 거세게 반발하며 최저임금발(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사회적대화기구와 내년도 최저임금위원회의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최저임금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는 법정시한(6월 28일)을 한 달밖에 남겨두지 않고 있지만 이번 갈등으로 원만한 합의는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작금의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예고된 참사라 지적한다. 현실을 무시한 채 과도하게 임금을 인상한 것은 물론, 인상 과정에서 산입범위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조차 없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 (6470원→7530원)로 최근 10년간 평균 인상률인 6.2%의 3배에 가깝다. 정부는 2020년까지 매년 15~16% 인상률을 적용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목표이다.

이론과 현실은 달랐다.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인건비 폭탄으로 중소 영세업자들이 고용을 줄이자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으며 고용불안과 소득감소로 이어졌다. 소득을 늘려주겠다는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오히려 소득을 줄이는 역설적인 현상을 초래한 셈이다.

산입범위 확대 실효성도 의문이다.

대기업, 중소기업, 영세업자들의 입장이 엇갈려 갈등만 증폭되는 양상이다. 대기업은 개정안에 포함된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상여금의 범위를 1개월로 한정한 것과 관련해 어려움을 호소한다. 일부 기업은 상여금을 2~3개월 단위로 주는 회사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1개월 단위로 변경하려면 취업규칙을 바꿔야 하는데 노조가 강한 대기업에서는 쉽지 않다.

반면 중소기업은 노조가 없는 기업이 대부분이어서 경영자 의중에 따라 임금체계가 좌우될 수 있다. 사업주는 임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에 격월 또는 분기ㆍ반기별로 지급하던 상여금을 매월로 나눠 지급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자영업자나 영세업체는 상여금이 없거나 매우 적어 산입범위 확대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노동계는 산입범위 확대 여파로 20%이상의 내년도 인상률을 주장한다. 이렇게 되면 2019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9000원을 웃돌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정부와 여당, 경제단체까지 입장이 오락가락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의 지급능력을 높여 주면서 가야 한다”며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경영계 대표인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입장 번복은 ‘화룡점정’이었다. 경총은 민주노총의 주장대로 최저임금 산입범위 문제를 최저임금위로 넘겨야한다고 하더니 하루도 지나지 않아 국회에서 결론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1년 째 이어지는 논란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출발한다. 최저임금을 늘려 소득을 늘리겠다는 이론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현실을 담아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사전 연구와 검토가 미흡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촘촘한 정책적 고려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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