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전만해도 핵무기를 하루가 멀다 하고 쏘아올리며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던 김정은과 남측 가수들의 공연을 보고 박수치며 웃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 어느 게 진짜 모습일까. 남북· 북미정상회담 등 연이은 파격행보를 보이는 북한에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중재하고 남한과 북한, 미국 3자간 비공식 대화를 추진하는 등 북한전문가로 통하는 박한식 전 조지아대 교수가 ’선을 넘어서 생각한다‘(부키)를 통해 북한의 실상을 밝혔다.
북한 붕괴론의 진실과 한반도 비핵화의 실현 가능성, 김정은과 트럼프의 속내는 무엇인지, 북한과의 관계 속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뜨거운 이슈를 12개의 질문을 통해 답했다.
박 교수는 우선 분단 70년동안 쌓인 무지와 편견이 잘못된 대북정책으로 갈 수 있음을 지적하며, 북한 도그마의 이면을 드러내 보여준다. 무엇보다 때마다 등장하는 ‘북한 붕괴론’과 관련, 박 교수는 북한체제가 김정은의 나라가 아니라 ‘김일성 주석의 나라’라는 점을 일깨운다. 생활 속에 깊이 뿌리 박힌 그 시스템은 지속적인 생명력을 갖고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민중봉기나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로 철저한 ‘자아비판’ 제도를 꼽았다.
박 교수는 자신이 만난 김정은은 “미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면서, 정권 초기 이미 권력기반이 안정돼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덩샤오핑을 모델로, 경제성장과 개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북미관계의 전망에 대한 견해도 피력했다. 저자는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북한은 체제 안전보장이 목적이므로 이를 보장하는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게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박 교수는 트럼프가 김정은과 만나면 원산이나 흥남 항구 개방 혹은 원유탐사와 지하자원 개발 같은 흥정을 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비핵화보다는 북한을 상업화시키는데 관심이 크다는 것이다. 책에는 북·미관계의 비공식 통로 역할을 했던 그만의 특별한 경험이 녹아 있다.
이윤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