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작년 11월 셀프연임 포문 하나, 김 회장 3연임추천 강행 채용비리조사결과로 승패 갈릴듯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불거진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12일 사의를 밝힘으로써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의 ‘100일 전쟁’도 막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승패는 갈리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금감원이 하나금융에 대한 특별검사를 벌일 예정이어서다.
양측간 전쟁의 포문은 지난해 11월 29일 열렸다.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경쟁할 사람을 인사 조치해 대안이 없도록 만들고, 자기 혼자 (연임) 할 수밖에 없게 분위기를 조성한 게 사실이라면 최고경영자로서 중대한 책무를 방기한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여기에 금감원은 고강도 지배구조 점검을 예고하며 힘을 보탰다.
현직 회장의 연임과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가 연일 도마에 오르자 지난해 12월에는 평소 말을 아끼기로 유명했던 김 회장이 이례적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전직 임원들이 (나에 대한) 음해성 소문을 낸다고 들었다. 안타깝다”는 짤막한 한 마디를 했을 뿐이지만 파급력은 상당했다.
최 전 원장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하나금융연구소장으로 발탁하면서 하나와 인연을 맺었고, 하나금융지주 사장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김 회장이 회장직에 오르고 기반을 단단히 다지면서 4년전인 2014년 최 전 원장이나 임창섭 전 하나대투증권 사장 같은 대표적인 ‘김승유 라인’은 자리를 옮기게 됐다는 게 금융권의 해석이다.
최 전 원장은 금융권 지배구조에 대한 언급이 김 회장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내가 그렇게 얄팍해 보이냐”는 말로 일축했다.
그러면서 괜한 오해를 사지 않겠다며 하나의 지배구조 점검은 차기 회장 후보 선출 과정 이후로 미루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가 예년보다 한 달이나 앞당겨 회장 후보를 정하고, 김 회장을 유일한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하면서 금감원 내부에서는 ‘두고보자’는 기류가 강했다. 특히 금감원이 후보 선정을 2주 정도만 늦추라는 권고했지만 하나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최 전 원장은 “그 사람들(하나 측)이 (당국의) 권위를 인정 안하는 것”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금감원이 죄었던 고삐 중 채용비리는 13건의 의심사례를 검찰에 넘겨주면서 본격적으로 하나를 압박하게 됐다. 하나는 두 차례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다음달께 하나금융에 대한 지배구조 점검을 앞두고 있었지만, 최 전 원장은 채용비리에 발목이 잡혀 결국 물러났다.
금감원은 하나금융에 대한 채용비리 조사를 다시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드러나면 검찰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최 원장과 김 회장이 모두 검찰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