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끔 배당’ 많은 게 문제…한화證 ‘배당 오해와 진실’보고서
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배당 확대 정책을 시사하면서 침체된 주식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 ‘배당 확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다룬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17일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이 제시한 첫번째 오해와 진실은 배당 확대가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진 않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애플이다.
2012년 애플은 대규모 배당 및 자사주 확대를 발표한 이후 주가가 30~40% 가량 급등했다. 하지만 이듬해 나스닥시장이 동반 랠리를 보이는 동안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 너무 높은 배당성향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결국 대주주인 칼 아이칸 측이 배당확대 입장을 철회하고 나서야 주가 상승 추세를 회복했다.
두번째는 배당을 하는 한국 기업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의 배당성향은 중국ㆍ인도ㆍ러시아 등과 함께 주요20개국(G20) 중 최하위권이지만, 배당을 하는 기업 수는 전체의 67.9%로 미국(38.4%)보다 두 배 가까이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연구원은 “소위 ‘찔금 배당’을 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한국 기업이 배당에 인색하다기보다는 기업 성장 사이클에 따른 적절한 배당 정책이 미비한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세번째는 한국 기업들의 현금 흐름이다. 통상 한국 기업이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전자와 통신업종 등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기업의 재무 사정은 해마다 부침이 심하다. 소재와 산업재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에는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인데도 배당을 지속했다. 또한 사내유보금이 반드시 배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박 연구원은 “사내유보금이나 유보율이 많으니 향후 배당을 확대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오해와 진실은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해마다 높아지진 않는다는 점이다. 코스피 상장기업 가운데 시중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지급하는 기업의 비중은 2000년대 초반의 35.6%에서 지난해 11.1%로 오히려 감소했다. 배당 확대의 근간이 되는 기업이익 성장과 잉여현금흐름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가 나오는 인터넷기업의 경우 배당 확대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투자와 성장으로 주가 차익을 주는 게 주주가치를 높이는 길”이라며 “배당이 옳고 투자는 나쁘다는 이분법적 인식을 버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배당이 적거나 없더라도 적절한 밸류에이션에서 성장하는 기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양대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