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석유화학업종 한국경제 3% 성장률 달성 일등공신 - 자동차ㆍ유통업계는 사드 보복에 휘청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올 한해 한국 경제는 3%대의 성장률이 확실시되는 등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수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올해 산업계의 대표적인 호황 업종은 단연 반도체와 석유화학이다. 두 업종의 호황에 힘입어 수출부문에서 약 16%의 성장(11월 기준)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는 양 산업의 ‘슈퍼사이클’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도 올해 1조원 대 영업이익 달성을 예고하며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대(對) 중국 의존도가 높은 유통업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의 영향으로 올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자동차업계는 주요 국가 판매량 감소와 노사 갈등으로 인한 생산차질로 쉽잖은 한 해를 보냈다.
▶‘슈퍼사이클’ 올라탄 반도체ㆍ석유화학, 철강ㆍ조선은 반등 계기= 올해는 반도체산업의 가파른 성장세가 돋보였다. 전세계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요 급증으로 촉발된 ‘슈퍼사이클(장기호황)’로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최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한해 매출액이 총 100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호황은 우리나라 수출산업 전반을 견인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누적 기준 반도체의 수출 기여도는 42.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화학업계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제품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 한해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로 일부 생산시설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공급이 축소, 석유제품 마진이 늘어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LG화학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연간 최대 실적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대비 약 50% 늘어난 3조원의 이익이 전망된다.
올해 1분기 8000억원이 넘는 사상최대 이익을 낸 롯데케미칼 역시 2조9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화학사업에 점차 힘을 싣고 있는 SK이노베이션도 작년에 이어 영업이익 3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수주절벽’으로 불황의 늪에 빠졌던 조선업은 올해 간신히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리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다만 최근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는 등 내년에도 결코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는 올해 반등의 기회를 맞았다. 전 세계 철강제품 생산의 약 절반을 차지하던 중국이 지속적으로 감산 움직임을 보이면서 공급과잉이 해소됐고, 여기에 경기 회복으로 수요 증가까지 맞물리면서다. 포스코는 올해 1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고, 동국제강은 10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사업 안정기에 오른 분위기다.
▶中 사드 보복에 유통ㆍ자동차 ‘우울한’ 한 해= ‘중국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면세업계의 실적이 급감했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 2분기에 14년만에 적자를 냈다. 백화점도 내수 부진과 관광객 감소로 올 한해 매출은 전년대비 1% 성장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사드 보복으로 인해 슈퍼를 포함한 중국 현지 112개 점포를 철수키로 하고 매장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면세점 매출 비중이 큰 화장품 업계 역시 사드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분기 전년대비 반토막난 성적표를 받은 데 이어 지난 분기에도 전년 동기대비 30% 감소한 영업이익을 올렸다.
사드여파로 자동차업계의 실적도 반토막이 났다. 현대기아차의 올 한해 중국 판매량은 작년과 비교해 40% 가량 줄었다. 지난 8월에는 판매 부진으로 중국 베이징현대차의 공장 다섯 곳 중 1ㆍ2ㆍ3공장과 창저우의 4공장 등 네 곳이 가동 중단되기도 했다. 중국과 더불어 주요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실적도 좋지 않았다. 현대차의 올해 11월까지 미국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2.7%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조 갈등마저 고조되면서 생산에도 차질이 생겼다.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 대한 노사 간 의견차로 인해 노조는 올해 연이은 파업을 진행, 새 노조 집행부 출범 후에만 11차례 파업했다. 회사에 따르면 전 집행부와 현 집행부에서 발생한 파업으로 6만2600여대에 1조3100여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