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대행에서 ‘자체 브랜드화’ 플레이팅·푸드플라이·셰프온 등 ‘셰프 요리’ 원하는 시간 집 배달 제대로 먹으려는 수요 맞물려 성장
#. “오늘은 너다”. 오후 3시께, 직장에서 모바일앱을 둘러보던 김정림(30) 씨가 속으로 중얼거린다. 김 씨는 ‘멕시칸 부리또볼’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퇴근에 맞춰 배달시간은 오후 7시~7시30분으로 설정했다. 그는 “30분 간격으로 배달 시간을 선택할 수 있어 업무가 많은 날은 8시에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카드결제를 끝냈다. 저녁 무렵, 귀가한 김 씨는 정확한 시간에 도착한 멕시칸 부리또볼을 받고 맥주 한 캔을 땄다. 그는 “지난주 금요일에는 치미추리 부채살 스테이크에 와인을, 어제는 트러플 페스토 파스타를 ‘퇴근의 맛’으로 즐겼다”며 “한식에 동한 날은 여수 갓김치 삽겹살을 주문한 적도 있다”고 했다. 김 씨가 이용한 서비스는 모바일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플레이팅’이다.
9일 관련업계 따르면 국내 배달앱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조원을 넘어섰다. 직접 주문을 포함한 전체 음식배달 시장 규모(12조∼13조원 추정)의 20% 정도 수준에 불과하지만, 음식점을 한군데 모아 바로 주문이 가능한 배달앱이 국내에 처음 등장한 것이 불과 6∼7년 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급속한 성장이다.
모바일 레스토랑의 등장은 2년여 전부터다. ‘레스토랑’이란 호칭답게 자장면, 짬뽕, 피자 등 뻔한 배달음식의 틀을 깨고 ‘셰프의 요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셰프가 직접 밥상을 차려주는 셈이다.
선발주자 ‘플레이팅’은 2015년 7월 론칭했다. 서울 시내 자체 키친에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호텔 출신 셰프들이 직접 요리를 개발, 조리한다. 독자적인 70여가지 글로벌 퓨전식을 선보여 2030세대 1인가구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플레이팅 관계자는 “주문자 연령은 25세~34세, 지역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분당구, 마포구 순으로 주문량이 많다”며 “서비스 론칭 이후 누적 판매량이 15만 인분을 넘어서 분기별 평균 매출이 70%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플레이팅은 점심과 저녁 배달을 선택할 수 있으며, 서울 10구(강남, 서초, 용산, 성동, 송파, 마포, 은평, 서대문, 중구, 종로)와 경기(분당 판교)는 당일 배송으로, 서울 그밖의 지역과 경기ㆍ인천 전지역은 새벽배송으로 서비스한다.
후발주자들도 성업 중이다. 맛집 배달 대행 서비스였던 ‘푸드플라이’는 지난해 10월 ‘셰프들이 하는 도시락’이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셰플리’(CHEFLY)라는 자체 브랜드를 선보였다. 11월에는 대기업 부장과 셰프가 만나 창업한 파인다이닝 콘셉트의 ‘셰프온’이 문을 열었다. 뒤이어 12월에도 미카엘, 이찬오, 김소봉 등 쿡방 셰프들과 함께 레시피를 개발하고 당일 조리해 배달하는 서비스 ‘셰프런’을 론칭하며 모바일 레스토랑 시장에 불을 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이 간편식(HMR) 포장 및 물류ㆍ배송 기술을 활용해 자체 브랜드화되고 있다”며 “내식과 외식의 중간형태인 반(半)외식 시장의 성장과 한끼를 먹어도 제대로 먹으려는 수요와 맞물려 모바일 레스토랑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김지윤 기자/summ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