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국회의 본격적인 예산 심사가 시작된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 규모는 429조원이다.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한 달가량의 예산 심사에 돌입한다. 공무원 증원·사회간접자본(SOC) 감액·아동수당·최저임금 인상·대기업 법인세 인상 등 다양한 지점에서 충돌할 것으로 보여 상임위원회별 예산 심사에서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예결특위는 6~7일 내년 예산안의 종합정책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연다. 이틀간의 전체회의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할 예정이다.
예결특위는 이후 나흘간의 부별 심사(경제부처 8~9일, 비경제부처 10일·13일)를 거쳐 14일부터 소위원회 심사에 들어간다.
여야 간 예산전쟁은 법정시한인 12월 2일에 본회의 상정과 의결을 마지막으로 한 달간의 대장정을 끝낸다.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을 두고 여야가 곳곳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라 예산안이 시한을 지켜 국회 문턱을 넘을지도 관심거리다.
2014년 예산안 처리시한을 강제한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됐지만, 작년엔 탄핵 정국 속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 예산 등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예산안이법정시한보다 4시간가량 지연 통과됐다.
각 상임위도 예산안을 상정해 논의에 들어간다.
여야가 강하게 충돌하는 예산 항목을 볼 때 국토교통·행정안전·보건복지·환경노동·국방·기획재정 위원회 등이 특히 혈투가 예상되는 상임위로 꼽힌다.
국토위는 상임위 가운데 가장 먼저 ‘예산 전투’에 돌입했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 3일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SOC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을 성토했다.
‘사람중심·소득주도 성장·혁신성장’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예산안에서 내년SOC 예산의 편성액은 17조7000억 원으로 올해(22조1000억 원)보다 20% 줄어들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그동안 SOC 예산이 연내 집행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과다 편성으로 이월·불용액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고강조한다.
1만 명 이상의 공무원 증원 문제를 다룰 행안위에서도 여야 격돌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민 생활·안전분야 등 현장 필수지원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는 반면 야당은 연금 등 제대로 된 추계자료 없이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예산이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보건복지위와 환노위도 예산 혈투가 치열하게 펼쳐질 전장으로 분류된다.
보건·복지·노동 분야의 예산(146조2000억 원)은 올해보다 12.9% 늘어나 분야별증가율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건복지위에선 아동수당(1조1000억 원), 기초연금 인상(9조8000억 원) 등을 놓고강한 충돌이 예상된다.
환노위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는 일자리 안정기금(2조9700억 원)이 쟁점 사안이다.
예산 부수 법안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큰 세법 개정안도 충돌 지점이다.
정부는 소득세 과세표준 5억 원 초과 구간에 적용되던 최고세율을 인상하는 동시에 법인세 과표 200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세율을 기존 최고세율(22%)보다 3%포인트 높은 25%로 적용하는 세법 개정안을 내놨다.
정부·여당은 세법 개정안이 초고소득자와 대기업을 겨냥한 ‘핀셋 과세’라고 강조한다. 자유한국당은 기업부담 확대에 따른 경제활력 저하 등을 이유로 법인세 인상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국방비는 6.9% 증액되긴 했지만, 야당은 북핵 위협에 따른 안보 위기로 추가 증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