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불가능...신종수법 등장할수“ “자정노력 중요ㆍ음성화 경계해야” 이사비ㆍ조합임원 규제 법적논란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정부가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비리를 뿌리뽑기 위해 고강도 규제안을 내놓았지만 건설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시장의 혼탁과 과열이 제거되길 기대하면서도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는 불만도 나왔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강도높은 대책”이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개선안은 시공권 수주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조합 측에 금품을 제공하거나, 규정 외 홍보활동을 벌이거나, 이사비ㆍ이주비를 제안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할 경우 과징금ㆍ입찰 무효ㆍ시공권 박탈 등의 제재를 가하는 내용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시공권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업계 스스로도 법률이나 사회적 상식에 반하는 경쟁에 둔감해진 측면이 있다”며 “과거에 했던 식으로 상품권 뿌리고 선물ㆍ식사 공세하는 경쟁이 아니라, 투명하고 공정한 수주 관행이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다할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많았다. 단속 인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처벌 엄포만 하는 것은 실효가 없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다른 건설사의 정비사업 담당자는 “법이 없어서 비리가 판쳤던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재건축 조합원의 60~70%가 외지에 살고 있는데 이들에게 불법 홍보를 벌이는 것을 단속할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 서슬이 퍼러니까 단기적으로 ‘몸사리기’가 진행될텐데, 장기적인 ‘자정 노력’으로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신고포상제 등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 개선책이 정비사업 수주 비리의 일부분만을 다루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비리는 단순히 금품 수수하는 차원이 아니라 ‘들러리 입찰’, ‘사업장 나눠먹기’ 등 다양한데, 정부가 이슈가 된 문제만 대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사비를 규제하니, 초과이익환수금을 대신 내주겠다는 제안이 나왔던 것처럼, 정부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의 금품 제공 방식이 나올 것”이라며 “한 건설사라도 꼼수로 수주에 성공하게 되면 금세 확산될 것”이라 예상했다.
정부가 민간 영역에 규제 위주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품질 경쟁만 하라는 건데, 이사비 혜택 등을 통한 가격 경쟁도 소비자인 조합원으로서는 중요한 선택 사항이다”라며 “지나친 규제 때문에 경쟁 방식이 오히려 더 음성화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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